예산국장·무역대표 등 인
럼스펠드·로브 등 유임 확실
럼스펠드·로브 등 유임 확실
‘아랫돌 빼어 윗돌 괴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꼭 그렇다. 18일 발표된 백악관 예산국장과 무역대표부 인사를 바라보는 미국 언론들은 “깜짝 놀랄 일은 없었다”고 평했다.
한국의 청와대 경제수석쯤에 해당하는 백악관 예산국장엔 롭 포트먼 무역대표부 대표가, 포트먼의 후임엔 수전 슈와브 무역대표부 부대표가 기용됐다. 포트먼은 부시 가문과 아주 절친한 대표적 ‘이너써클’(실세그룹) 멤버의 하나다. 지난달 28일 백악관 비서실장에 임명된 조슈아 볼턴은 백악관 예산국장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인사개편을 하라는 안팎의 요구에 떠밀려 몇몇 핵심 자리를 바꾸긴 했지만, 내부 인사를 자리를 옮겨 배치할 뿐 바깥에서 과감하게 충원하진 않았다. 다만 실력을 인정받는 실무형 인사들을 기용함으로써 정치권, 특히 여당인 공화당 내부의 불만을 다독이고 있다. 볼턴이나 포트먼, 슈와브는 개인적으론 모두 공화·민주 양당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들이다. 슈와브 신임 무역대표부 대표는 29년 전 무역대표부에 처음 들어와 도쿄라운드 다자 무역협상에 농업분야 무역협상가로 참여한 통상 전문가다.
부시는 사퇴 압력에 시달리는 도널드 럼스펠드 장관을 강력하게 옹호했다. 그는 럼스펠드 교체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내가 인사권자다. 나는 최선을 선택하고, 그것은 럼스펠드 장관을 유임시키는 것이다”라고 못박았다. 이런 태도로 볼 때, 그의 최측근 정치참모인 칼 로브도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유지하면서 다소의 역할 변동 정도만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시는 “앞으로 변화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미 인적 쇄신의 기대는 맥이 빠졌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 정도만 19일 사임했고, 존 스노 재무장관이 추가 교체 대상으로 오르고 있을 뿐이다.
처음에 공화당이 백악관에 인사개편 압력을 강하게 넣은 것은, 이를 지지율 회복과 국정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자는 뜻에서였다. 그러나 이런 추세의 개편으론 대의회 관계를 좀 부드럽게 할진 몰라도 대중적 지지를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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