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 백악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잇따른 제재 과정에서 한국인을 제재했다. 미국 재무부 제재 명단에 한국 국적자가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의 군수산업을 도왔다는 이유 등으로 여러 국가들의 기관과 개인 280여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한국인 이아무개(61)씨도 포함됐다. 중국·튀르키예·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싱가포르 등의 기관과 개인도 명단에 들었다.
미국 재무부는 이씨가 러시아 방위산업에 반도체 기술을 공급하는 업체를 위한 핵심적 조달 대리인 역할을 했다며, 그가 이 러시아 업체가 기술과 장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밝혔다. 또 이 러시아 업체는 미국, 한국, 일본 업체들이 가진 기술과 장비를 확보하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의 제재 명단에 한국인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 소재한 외국 기업이나 한국에 사는 외국인은 가끔 이 명단에 포함돼왔다. 재무부는 그동안 대러 제재와 관련해 동맹국 기관과 개인도 제재 명단에 올려왔다. 이씨는 미국 내에 자산이 있을 경우 동결되며, 미국 금융기관 관련 거래도 차단된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러시아와 관련해 100여개 개인과 기관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국무부의 새 제재 명단에는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군수품 제공에 연루된 선박, 선박 회사, 관련자도 포함됐다. 제재 대상 선박 3척은 러시아 선적을 갖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군수품 제공과 관련해 러시아 선박 2척을 제재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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