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가려고 7일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환송하러 나온 공군 장교와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내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누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를 꼽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뿐 아니라 조사 대상에 포함된 공화당 주자 7명 중 누구한테도 제대로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를 받아들었다.
시엔엔(CNN)은 여론조사 업체 에스에스알에스(SSRS)에 의뢰해 15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바이든 대통령을 49% 대 43%로 오차범위(3.5%포인트)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47% 대 46로 근소하게 앞섰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팀 스콧 상원의원,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도 바이든 대통령을 오차범위 안인 1~2%포인트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는 47% 동률을 기록하고,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한테만 1%포인트 앞섰을 뿐이다.
공화당 주자들 중 압도적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견제하는 데 집중해온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상 대결에서 그를 6%포인트 앞선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한 자릿수 지지율로 경선 후보들 중 3~4위를 달리는 주자다. 51살인 헤일리 전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80)를 집중적으로 물고늘어지면서 내년에 그가 재집권하면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를 비롯해 7명의 공화당 주자들 중 누구와 붙어도 승산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은 가뜩이나 낮은 업무 수행 지지도와 고령으로 인한 건강에 대한 의구심에 시달리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심각한 대목이다.
이런 여론 동향은 이번 조사에서 46%가 누가 됐든 공화당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하고, 그가 공화당 후보보다 나을 것이라는 응답은 32%에 그친 데서도 확인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 수행 지지도는 39%에 그쳤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원들의 67%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사람이 민주당 후보로 대선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런 의견을 보인 민주당원들 비율은 지난 3월 조사보다 13%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다른 후보가 필요하다는 이들 중 82%는 염두에 둔 특정 인물이 없다고 밝혀 민주당의 ‘대안 부재’ 상황을 보여줬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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