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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은행 또 폐쇄·파산에 예금 전액 보장…금융시장 혼란 차단 총력

등록 2023-03-13 14:32수정 2023-03-13 20:41

12일 미국 뉴욕에 있는 시그니처은행 본사 건물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12일 미국 뉴욕에 있는 시그니처은행 본사 건물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지 이틀 만에 뉴욕의 다른 은행에도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 등은 연속된 은행 폐쇄로 인한 혼란을 차단하려고 예금 전액 보장과 은행권에 대한 자금 추가 공급이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뉴욕주 금융 당국은 12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실리콘밸리은행처럼 부실 우려가 제기된 시그니처은행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뉴욕시에 본사가 있는 이 은행도 실리콘밸리은행처럼 연방예금보험공사에 자산이 넘어가 예금 지급 등을 위한 정리 절차를 밟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1104억달러(약 144조원), 예치금이 886억달러인 시그니처은행은 실리콘밸리은행이 폐쇄된 지난 10일 주가가 23%나 떨어졌다. 암호화폐 산업과 거래가 많은 이곳은 암호화폐시장이 침체에 빠진데다 실리콘밸리은행처럼 금리 인상기에 보유한 채권의 가치가 줄어 들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암호화폐 전문 은행인 실버게이트은행이 지난주 청산 절차에 들어간 것도 불안감을 키웠다.

이 은행 역시 지난주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한 실리콘밸리은행처럼 동요하는 예금주들에 의한 뱅크런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은행의 폐쇄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의 직접적 여파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은행 사태가 미국 금융권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자 미국 정부는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미 재무부, 연방준비제도(Fed), 연방예금보험공사는 12일 공동성명을 내어 폐쇄된 두 은행의 모든 예금 지급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은행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강화해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결단력 있는 조처를 하기로 했다”며 “이는 강하고 지속적인 경제를 위해 미국 은행 시스템이 핵심적 역할을 지속하고, 예금을 보호하고, 가계와 기업에 신용을 제공하는 것을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세 기관은 실리콘밸리은행 예금주들은 “13일부터 시작해 그들의 돈 전부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금보험 보장 한도인 1인당 25만달러(약 3억2500만원)를 넘어서는 금액도 보장하겠다는 뜻이다. 또 시그니처은행 예금주들도 예금 전액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했다. 연준은 나아가 은행들의 지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금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재무부 채권 등 담보를 연준에 맡기고 1년간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이런 가운데 역시 뱅크런 우려에 휩싸였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연준과 제이피모건체이스은행에서 자금을 수혈받았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시비에스>(CBS)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예금주들을 걱정하면서 그들의 필요를 충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조처는 “예금 유출과 파급 효과를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이날부터 실리콘밸리은행 경매 절차를 시작하는 등 사태를 빨리 매듭지으려고 속도를 내고 있다. 세 기관은 또 실리콘밸리은행 같은 곳의 경영진이나 주주를 위해 구제금융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고, 이번 조처에 납세자들의 돈이 들어가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내어 “역사적 경기 회복을 보호하기 위한 회복력 있는 은행 시스템을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해 13일에 연설하겠다”며 “혼란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정의길 선임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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