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지피티(ChatGPT) 대항마로 구글이 내놓은 ‘바드'(Bard)가 정답을 제시하지 못해 후폭풍이 이는 가운데 검색 기능 책임자인 프라프하카르 라크하반 수석부사장이 10일(현지시각)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인공지능은 최소한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그하반은 이날 독일 일간지 <벨탐 존타크>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구글은 새 인공지능 검색 엔진 ‘바드'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그 이틀 뒤 프랑스 파리에서 기능을 시연했다. 하지만 시연회에서 “9살 어린이에게 ‘제임스 웨브 우주망원경'(JWST)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바드’는 “태양계 밖의 행성을 처음 찍는 데 사용됐다”고 답했다. 명백한 오답이다. 태양계 밖 행성을 처음 촬영한 것은 ‘제임스 웨브 우주망원경'이 아닌 2004년 유럽남방천문대의 망원경(VLT)이다.
실력이 만천하에 공개되자, 구글 주가는 이틀간 10% 이상 빠지면서 시가총액도 15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라그하반은 ‘시연회 망신’에 대해 변명하듯, 챗봇이 제공하는 정보의 함정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이런 종류의 인공지능은 때때로 우리가 환상(hallucination)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인도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은 그럴듯하지만, 실제는 완전히 꾸며낸 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과제 중 하나는 이것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 직원들은 격한 목소리로 경영진을 성토했다. 10일(현지시각) 구글 내부 커뮤니케이션 사이트인 ‘밈젠’(Memegen)에는 회사의 바드 발표에 대해 “급했다”, “망쳤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내부 사이트에는 일부 직원들은 이날 시연회가 있는지도 알지 못했고, 한 발표자는 시연에 필요한 소품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비판은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했다. 한 직원은 회사의 대량 해고까지 언급하며 “친애하는 순다르에게, 바드 출시와 해고는 성급했고, 근시안적이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제발 장기적인 전망으로 돌아가라”라고 덧붙였다. 이 글은 다른 직원들로부터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앞서 지난달 20일(현지 시각) 피차이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전체 직원의 약 6%인 1만2천명 감원 계획을 밝혔다.
다른 직원은 새가 얼굴을 가리는 듯한 사진을 첨부하며 “패닉상태에서 바드를 시장으로 내몰면서 시장의 우려가 입증됐다”고 적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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