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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이란 여성 지지” 미국축구연맹… 국기 변형에 이란 강력 반발

등록 2022-11-28 14:08수정 2022-11-28 14:18

이란의 여성 인권 억압에 항의하는 이들이 28일 오스트레일리아 수도 캔버라의 의사당 부근에서 이슬람혁명 전에 쓰던 옛 이란 국기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캔버라/EPA 연합뉴스
이란의 여성 인권 억압에 항의하는 이들이 28일 오스트레일리아 수도 캔버라의 의사당 부근에서 이슬람혁명 전에 쓰던 옛 이란 국기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캔버라/EPA 연합뉴스

미국축구연맹이 이란과의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이란 국기를 변형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이란 쪽의 강한 항의를 받고 있다.

미국축구연맹의 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 계정은 26일 자국이 속한 B조 성적을 알리는 페이지에서 이란 국기 자리를 녹색·흰색·빨간색으로만 표현했다. 이란 국기는 이런 바탕 한가운데에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는 이슬람의 가르침을 형상화한 문양이 있는데 이를 뺀 것이다. 논란이 일어난 뒤인 27일 이란의 공식 국기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미국축구연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감독이나 선수들과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기본적 인권을 위해 싸우는 이란 여성들에 대한 지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경찰에 붙잡혔다가 사망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과, 이에 항의하는 전국적 시위 과정에서 사상자가 속출한 것을 두고 이란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미국팀 수비수 워커 짐머맨은 “그 포스트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지만 우리는 언제나 여성 인권의 지지자들이다”라고 말했다.

이란 국기에는 이슬람혁명 뒤인 1980년에 ‘신’을 상징하는 문양이 들어갔다. 그런데 아미니 사건으로 신정 체제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면서 이번 월드컵 응원전에서도 일부 이란인들이 ‘신’의 자리에 칼을 든 사자 문양이 있는 옛 국기를 흔들었다. 다른 일부는 국기의 가운데에 검은색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29일 자국과의 대결을 앞둔 미국 쪽이 국기를 변형한 것에 이란 쪽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란축구연맹은 미국 쪽에 강한 경고를 줄 것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반관영 <메르> 통신은 “이란 팀의 집중력을 파괴하고 긴장을 조성”하려는 “모욕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다른 반관영 통신 <타스님>은 피파 헌장을 위반한 미국팀을 10경기 출장 정지에 처해 이번 월드컵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트위터 계정을 통해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란 정부의 시위 탄압, 이란의 핵개발 가능성, 러시아에 대한 이란제 무인기 판매 등을 놓고 최근 대립 수위가 더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이란 국기 변형을 미국축구연맹과 상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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