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대해 반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상원의원들이 본격적인 공격용 무인기 제공을 요구하고 나섰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민주·공화 양당 의원 16명은 22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MQ-1C 그레이 이글 무인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방부가 이 무인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이 특별한 무인기는 가까운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의 무인 작전 능력을 증강해줄 것이기 때문에 진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장한 무인기는 흑해에서 러시아 군함을 발견하고 공격해 강제적 봉쇄를 뚫고 우크라이나 경제와 세계 식량 가격에 가해지는 압력을 경감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앞서 9월에는 하원의원 17명이 오스틴 장관에게 이 무인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감시·정찰용 무인기들을 지원했고, 소형 자폭 드론인 ‘스위치 블레이드’도 제공했다.
그러나 그레이 이글은 헬파이어 미사일 4기를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그동안 제공해온 무인기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이 무인기를 확보할 경우의 기술 유출, 러시아 영토 공격에 사용됐을 때의 확전 가능성을 걱정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제공을 꺼려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국방부가 그레이 이글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엔엔>(CNN)은 국방부가 이 무인기가 러시아 수중에 들어가도 기술 보안에 문제가 없도록 개량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르게 보도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상원의원들의 서한에 대한 질문에 “(그레이 이글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면) 특히 육군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검토해야 한다”며 “국방부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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