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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중 외교부장 “대만 통일 방해 세력,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릴 것”

등록 2022-09-25 13:50수정 2022-09-26 02:31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 겨냥 경고
“외부 개입에 가장 단호한 조처”
다른 연설서는 “미-중 관계 바닥”
미-중 외무 회담도 대만 놓고 설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유엔총회 연단에 선 왕이 외교부장이 대만과의 통일을 방해하는 외부 세력은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려 부서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 부장은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제77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려는 어떤 책략도 전체 중국인의 강한 반대에 직면하고, 중국의 통일을 방해하려는 어떤 움직임도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려 부서질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에 대한 외부 개입에 “가장 단호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

왕 부장은 중국 정부만이 합법성을 지녔다며 ‘흡수 통일’ 의지도 밝혔다. 그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모든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정부”라며 “중국이 완전히 통일돼야 대만해협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만 독립 활동에 대해 강력한 결의를 갖고 싸우겠다”고 했다. 중국은 대만에 ‘1국가 2체제’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차이잉원 정부는 홍콩의 예에서 보듯 이 구상은 이미 실패했다며 결연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왕 부장은 미국 등이 끈질기게 제기하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탄압 논란에 대해서는 “중국은 세계인권선언을 준수하며, 인권을 옹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권의 정치화에 단호히 반대한다”고도 했다.

대만 문제는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대만 방어 미군 투입’ 발언까지 더해져 미-중 갈등을 더 첨예하게 만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대만 문제에는 30여분간 연설에서 세 문장만 할애하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며 중국의 무력 사용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빠트리지 않았다.

23일 왕 부장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회담에서도 중심 주제인 대만을 놓고 거친 설전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1시간30분간의 회담 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블링컨 장관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명백히 밝혔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회담 관련 성명에서 미국이 대만에 “매우 잘못되고 위험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왕 부장이 “극도로 솔직한” 태도를 보였다며 그가 매우 강하게 나왔음을 시사했다.

왕 부장은 미-중 외무장관 회담 전날 ‘아시아 소사이어티’ 연설에서는 미-중 관계가 “바닥까지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미-중 관계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는 대만 문제를 잘못 다루면 “양국 관계는 파탄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대만 독립 움직임을 “달려드는 코뿔소”라고 부르며 단호히 멈춰 세우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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