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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코로나 빈곤아동 급식’ 3300억 빼돌려 부동산 구입…미, 횡령 일당 적발

등록 2022-09-21 14:31수정 2022-09-21 15:16

미네소타주에서 가짜 급식소 차려 횡령
아동 명단은 이름 생성 사이트로 작성
빼돌린 돈으로 부동산과 고급차 등 구입
미국 법무부가 20일 미네소타주 가짜 아동 급식소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 연합뉴스
미국 법무부가 20일 미네소타주 가짜 아동 급식소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 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굶주리게 된 빈곤 아동들에게 급식을 제공한다며 정부 지원금 2억4천만달러(약 3348억원)를 빼돌린 일당이 적발됐다. 이들은 급식을 1억2500만회 제공했다고 보고했지만 수혜자 명단은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 이름으로 채워진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법무부는 미네소타주에서 빈곤 아동 급식소들을 운영한다며 지원금 2억4천만달러를 받아 횡령한 48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미국 정부가 풀어놓은 막대한 지원금을 둘러싼 불법행위 수사 과정에서 적발된 가장 큰 횡령 사건이다.

기소된 이들은 연방정부가 거액의 지원금을 풀어놓는 것에 착안해 ‘우리의 미래를 위한 급식’이라는 비영리단체와 연계된 가짜 업체들을 만들어 범행에 사용했다. 코로나 사태로 빈곤 아동 급식 프로그램이 확대돼 더 많은 기관들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점을 이용한 것이다.

법무부는 이 일당은 급식소들을 차려 아동들에게 음식을 제공했다고 보고했지만 급식 대상 명단은 가짜였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범행 방식은 대담하면서도 허술했다. 일당 중 한 명은 아파트 2층에 차린 급식소에서 하루에 5천명에게 급식을 제공한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존재하지도 않는 아이들 명단을 꾸미려고 가공의 이름을 만들어내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의 미래를 위한 급식’은 미네소타 주정부한테 지원금 부정 수령을 감시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단체였지만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이었다. 수상한 아동 급식 행태는 3월에 <뉴욕 타임스> 보도로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해 수사로 이어졌다.

미네소타 지방검찰청의 앤드루 루거 검사는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가난한 아이들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악용하면서 자신들의 탐욕을 채웠다”고 말했다. 일당은 빼돌린 돈으로 미국, 케냐, 터키에서 부동산을 산 것으로 조사됐다. 고급 승용차, 보석, 명품 가방도 횡령금으로 산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 중 일부는 해외로 달아났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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