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방에서 우크라이나 병사가 포탄 발사 장면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수백만개의 로켓과 포탄을 구입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미국 정보 당국이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5일 익명의 미국 정보 당국 관리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면서 정확한 구매 시기와 선적 방식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 당국은 나아가 러시아가 단거리 로켓이나 포탄 이외의 무기도 북한으로부터 구입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가 제재 때문에라도 부족한 무기를 북한으로부터 보충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정보 당국이 이런 정보를 언론에 전한 것은 이란제 공격용 드론 최초 선적분이 러시아에 도착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위해 이란에서 사기로 한 드론 수백기 중 일부는 기계적 결함을 지녔다고 주장했다.
<뉴욕 타임스>는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지는 못하고 있지만 러시아군의 무장 역량에는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제재는 러시아가 무기 또는 군사적 용도의 전자장비를 취득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이 신문은 러시아가 중국으로부터 군수품을 구매하기를 희망하지만 중국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북한으로부터 첨단 무기도 아닌 로켓과 포탄을 구입하려는 것은 러시아군 사정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기초적 군수품의 생산과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크루즈 미사일 같은 정밀 유도 무기도 부족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관리들은 앞서 러시아군의 정밀 유도 무기의 절반 이상이 표적을 타격하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무차별적 포격을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 정보 당국은 북한이 보유한 포탄의 상태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방대한 양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이 지원한 로켓으로 탄약 저장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한 것도 러시아군의 포탄 부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군은 탄약 저장고를 옮기며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