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을 돕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인기가 시들한 상황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등판은 민주당의 선거운동에 숨통을 틔워줄 전망이다.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다음달 8일 민주당 상원선거운동위원회가 개최하는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한다고 25일 보도했다. 뉴욕에서 열리는 이 행사의 티켓 가격은 2만5천달러이고, 브이아이피(VIP) 티켓은 5만달러(약 6687만원)다.
앞서 <폴리티코>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달 30일 민주당의 선거구 재획정위원회가 개최하는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이 이끄는 이 위원회가 여는 행사에서 모은 돈은 선거구 재획정에 관한 법률적 대응과 중간선거 후보 지원에 쓰인다.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와 심각한 인플레이션 등의 문제로 11월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에 내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상황이다. 따라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활동이 상황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도는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 통과 등의 호재로 일부 오름세를 보이지만 ‘현직 대통령의 무덤’인 중간선거의 큰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는 못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는 민주당 후보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원 유세를 반기지 않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좋은 대중적 이미지를 유지하며 민주당의 ‘자산’으로 여겨져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밑에서 8년간 부통령을 한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그전부터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 흑인과 아시아 및 중남미계 등에, 바이든 대통령은 화이트칼라 노동자층에 상대적으로 인기가 많은 점을 고려해 선거운동을 펼치는 등 역할 분담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지원 유세에 나서고, 민주당 주지사 후보 등의 선거운동도 지원해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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