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강 미국 주재 중국대사. 출처: 주미 중국대사관 누리집
미국 주재 중국대사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등을 놓고 “중국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며 경고 발언을 했다.
친강 주미 중국대사는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주권과 영토 통합성을 지키겠다는 중국 정부와 인민들의 강력한 결의를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 등 미국 의회 대표단이 이달 2·3일 대만을 방문해 대만에 대한 방어 의지를 강조한 것에 대해 공박한 것이다.
친 대사는 “나는 모든 수단과 채널을 동원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막으려고 했다”며 “미국은 대만에 관한 잘못된 행동에 대해 생각해보고, 무엇이 진정한 ‘하나의 중국 정책’인지 되돌아보고, 긴장 고조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펠로시가 대만을 방문한 마지막 하원의장이길 바란다”고 했다. 친 대사는 지난 4일 <워싱턴 포스트> 기고를 통해서도 “펠로시의 대만 방문은 14억 중국인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며 반발한 바 있다. 그는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이 이끄는 다른 미국 의회 대표단이 15일 대만을 찾아 차이잉원 총통을 만난 것도 “도발적이고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친 대사는 미국이 대만해협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미국은 자제하고, 긴장을 높이는 어떤 행위도 하지 말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이 대만해협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인다면 “중국은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은 몇주 안에 대만해협으로 미군 함정과 군용기를 들여보내는 작전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쩌광 영국 주재 중국대사도 <가디언> 기고를 통해 대만은 중국과 영국 관계에서 시금석이라며 “영국은 미국의 발자국을 따를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대만 독립’은 전쟁을 뜻한다”고 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이에 반발하는 중국군의 훈련에 따라 추가적 긴장 고조를 막으려고 연기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이날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3가 남태평양 마셜제도의 환초에 명중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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