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이종섭 국방장관(왼쪽 두번째)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오른쪽 두번째)이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 공동취재단
한-미 국방장관이 올해 후반기 연합연습을 통합·확대하기로 하고,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비해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도 협의했다. 또 한-미는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논의하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 회의를 9월 중 개최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29일(현지시각) 이종섭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회담에서 “후반기 연합연습을 정부연습(을지연습)과 통합 및 확대하고,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와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지역 전개를 포함한 동맹의 억제 태세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회담 뒤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오스틴 장관과 “7차 핵실험 준비 동향을 포함한 북한의 군사 동향에 대해 평가했다”며 “7차 핵실험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의 노력, 또 7차 핵실험을 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여러 가지 옵션(선택지)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미국) 핵항공모함이라든지 전략폭격기의 전개 문제를 논의했으며, 그뿐 아니라 모든 가용한 자원 동원 의지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7차 핵실험 시기에 관해서는 “준비는 거의 다 됐다”며 “마지막 마무리 단계만 하면 김정은의 결심에 따라서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비하는 양국 국방·외교 차관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도 조기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확장억제를 위한 구체적 조처를 내용으로 하는 한-미 ‘확장억제 수단 운용 연습’(TTX)도 이 회의에 이어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에 대해 “실제로 북한이 (핵무기로) 뉴욕이나 워싱턴까지 위협하면서 한반도를 위협했을 때 과연 미국이 본토가 공격당하는 일까지 감수하면서 한국을 지켜줄 것인가, 이에 대한 확실한 실행 의지”를 논의하는 협의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2018년 1월 2차 회의 뒤 중단됐던 확장억제전략협의체 회의가 9월 중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확장억제 수단 운용 연습’에 대해서는 “북한이 핵으로 위협하는 단계, 핵 사용이 임박한 단계, 핵 사용 단계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상정해 거기에 부합하도록 한-미 간에 군사적으로 다양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훈련”이라고 했다.
이날 회담 머리발언에서 오스틴 장관은 “북한과 함께 다른 구조적 경쟁자들인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우리 동맹의 억제 태세 강화에 관해 생산적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와 관련해 특파원 간담회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자유롭고 열린 항해와 운항이 보장돼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 공감”을 했고, 중국군의 활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한테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에 대해 오스틴 장관과 “다양한 형태의 지원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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