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28일 족쇄를 차고 출정하는 길레인 맥스웰.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부호 제프리 앱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앱스타인의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60)이 20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은 28일 맥스웰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20년 형을 선고했다. 맥스웰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미성년자들을 꾀어 앱스타인에게 보내 그와 성관계를 맺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유죄 평결을 받았다. 앱스타인은 복역 중이던 지난 2019년에 맨해튼 형무소에서 목을 매어 자살했다.
앱스타인과 맥스웰의 사건은 서방 사교계의 치부를 드러낸 사건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억만장자인 앱스타인과 영국 출판 재벌의 딸인 맥스웰의 사교계 활동에는 영국 왕자인 앤드루 등 서방의 유명인사 등도 연관되어 있어 아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판결에서 앨리슨 네이선 판사는 맥스웰의 행동이 “사악하고 가학적”이라고 비난했다. 네이선 판사는 “맥스웰은 앱스타인과 함께 취약한 젊은 희생자들을 고르고, 성착취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다”고 판결했다. 네이선 판사는 이런 범죄는 처벌받는다는 “착오 없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네이선 판사는 맥스웰에게 징역형 외에도 벌금 75만달러를 부과했다. 앞서 지난 23일 검찰은 맥스웰에게 30년형을 구형했다.
맥스웰은 이날 법정에서 시종일관 무표정했고 형량이 선고될 때도 아무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맥스웰은 자신에 대한 형벌이 희생자들에게 “평화와 (사건의) 종결”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앱스타인과 맥스웰의 범죄의 피해자 4명이 증언했다. 영국 앤드루 왕자에게 추행당했다고 주장하는 버지니아 주프레는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주프레는 변호사가 대독한 성명에서 “맥스웰이 아니었다면 엡스타인을 만난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맥스웰은 남은 생을 감옥 안에서 보내는 게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맥스웰은 변호인은 맥스웰이 여론재판을 받았다며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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