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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탄소저감 항공연료 투자 등 ‘사회책임 경영’ 앞서가고 있죠”

등록 2022-06-27 18:46수정 2022-06-28 10:27

[짬] 에어캐나다 아태지역 키요 와이스 본부장

<한겨레>와 인터뷰 중인 키요 와이스 에어캐나다 아태지역 본부장.  최우리 기자
<한겨레>와 인터뷰 중인 키요 와이스 에어캐나다 아태지역 본부장. 최우리 기자

“탄소중립(탄소배출량 0)은 우리에게도 너무 중요한 목표다. 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ESG)를 고려한 경영은 직원들을 위한 투자나 역량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 활동으로 기업이 지역 사회의 감수성을 키우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유가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요즘, 탄소중립과 이에스지 경영을 설명하기 위해 키요 와이스 에어캐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장이 한국 승객들 앞에 나섰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일본계 캐나다인이다.

유나이티드항공에서 일본 동부 지역 판매 매니저로 근무하다 2009년 에어캐나다에 들어가 일본 지사장을 거쳐 2019년부터 아·태지역 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날 그는 한국의 ‘눈 높은’ 승객들에게 에어캐나다 항공기 탑승의 기회를 선물하고 싶어했다. 한국 항공사들에게는 에어캐나다의 이에스지 경영 철학을 소개했다.

그가 한국 승객들 앞에 나선 첫번째 이유는 코로나19로 꽁꽁 닫혔던 항공 수요가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열리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올해 6~8월 에어캐나다 예약률은 이미 2019년 수준을 넘었다. 운항 공급과 항공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시점은 2023년 말~2024년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공격적으로 노선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줄었던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와 호주의 브리즈번 운항도 늘리고 12월부터는 방콕-밴쿠버 노선을 신설한다.

에어캐나다 판단에 한국 시장은 매력적이다. 그는 “한국인들의 최근 여행 수요는 다른 나라보다 크다고 본다. 개인이나 단체 등 모든 일반 여행 수요가 높아졌다고 느낀다. 한국 정부 여행제한도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완화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코로나19 관련 입국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1994년 한국에서 첫 취항을 한 에어캐나다는 인천-밴쿠버 노선이 현재 주 5회, 토론토는 주 4회 운항 중이다. 다음 달부터 밴쿠버 운항 횟수를 6회로 늘리고 오는 10월30일부터는 매일 운항으로 바꾸는 등 노선 복원을 계획 중이다.

2030년 탄소배출 절반 감축 선언

“회사가 탄소중립 목표 세우고

사내 공감대 넓혀 가는 게 중요”

연말 방콕-밴쿠버 노선 신설 등

공격적 노선 확대 전략 펴기로

일본 지사장 거친 일본계 캐나다인

가격 경쟁력이나 서비스 품질을 깐깐하게 따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도 활발한 한국 승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그는 자신감 있게 말했다. “한국어가 가능한 승무원이 있고, 한국 영화 시청과 비빔밥 등 한국 음식도 먹을 수 있다. 또 국제선에 이어 에어캐나다 국내선을 이용해 캐나다 다른 도시로 이동할 경우 한국 승객들은 짐을 옮겨싣는 번거로운 절차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밴쿠버 공항에서 국내선으로 환승하려면 공항 안에서 층을 바꿔가며 먼 거리를 걸어야 하는데 한국 승객이라면 무료로 짐을 옮겨준다”며 “스카이트랙스(항공서비스조사기관) 선정 북미 최고의 항공사인 에어캐나다는 전 세계 선두 항공사”라고 강조했다.

세계 선두 항공사가 한국 소비자에게 또 내세우고 싶은 것은 자사의 이에스지 경영 철학이다.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현재의 50%로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 항공사는 탄소 저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화석연료가 아닌 대체원료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30년까지 연구기관 등 여러 협력사에 5000만 캐나다달러(약 500억원)를 투자하고, 다른 기종보다 20%가량 더 연비가 좋은 기종(보잉737맥스)을 주로 구매한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에어캐나다 본사 뒤 주차장에 있는 벌통. 에어캐나다 제공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에어캐나다 본사 뒤 주차장에 있는 벌통. 에어캐나다 제공
본사 건물에서는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승무원들의 유니폼을 재활용해 카펫이나 가방을 만들어 기부하고 있다. 몬트리올 본사 뒤 주차장에서는 생태계를 살리는 도시양봉을 하고 환경단체와 바닷가 쓰레기 줍기, 활동가 나무심기도 한다. 막대한 탄소집중 산업인 항공산업의 친환경 경영 강조 목소리는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지속가능한 항공유나 저탄소 비행기 개발에 회사가 들이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타격이 심했던 한국 항공업계에서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사용 등은 꿈꿔보지 못한 머나먼 미래 이야기다. 지금 판단으로는 개발 비용과 시간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보일 뿐이다. 이에스지 경영 역시 사내 인식 전환 등 이제 첫발을 떼는 수준이다. 에어캐나다도 탄소배출 0의 항공유가 개발되지 않는 이상 탄소배출량 자체를 0으로 줄일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신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나무를 심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탄소저감에 노력하고 있다. 그는 한국 항공사를 향해 “회사가 먼저 공적 목표를 세우고 미디어를 통해 이를 알린 뒤 직원들 스스로 동기 부여할 수 있도록 사내에서 공감대를 넓혀가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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