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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외톨이 만든다”던 사우디 방문…고유가에 ‘인권 외교’ 자존심 구긴 바이든

등록 2022-06-15 12:56수정 2022-06-16 02:32

7월13~16일 중동 방문 사우디 왕세자 회동
외톨이로 만든다더니 고유가에 고개 숙여
카슈끄지 살해 등 인권 침해 면죄부 효과
민주당 중진 “어떻게 토막 살해범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돌아와 백악관 사우스론을 걷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돌아와 백악관 사우스론을 걷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중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바이든표 인권 외교’가 벽에 부닥쳤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될 전망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달 13~16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사우디를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휴양지 제다에서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지난 대선 때 사우디를 “외톨이”로 만들고 무기도 팔지 않겠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던 것에서 급반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태도를 보인 것은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언론인으로 미국에서 활동했던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목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가 동향이 심상치 않자 미국 고위 관리들이 사우디를 방문해 석유 증산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자 토라진 빈 살만 왕세자를 달래려면 바이든 대통령이 만나는 수밖에 없다는 제안이 나왔다.

역대 여느 대통령들보다 대외정책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내세워온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 때문에 사우디 왕세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모양새가 되면서 체면이 크게 구겨졌다. 이에 대해선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 의견이 나온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민주당)은 최근 <시비에스>(CBS)에 출연해 “빈 살만은 미국 거주민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그 몸을 가장 끔찍하고 계획적인 방식으로 토막낸 사람”이라며 “나라면 그런 사람과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카슈끄지 사건은 왕정 국가 사우디를 둘러싼 논란의 일부일 뿐이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예멘 내전에서 민간 목표물에 대한 거리낌 없는 공습으로 전쟁범죄를 저지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우디의 여성 인권 역시 세계 최악 수준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사우디 여성 인권 운동가 할라 알 도사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는 것은 “배신”이라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방문 계획에 대해서도 지난달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진압 작전을 취재하다 숨진 <알자지라> 기자 시린 아부 아클레 사건을 호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팔레스타인 출신 미국인인 아부 아클레는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든 대통령도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사우디 방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중동에서 할 모든 것”을 백악관 관계자가 이미 설명했지 않냐며 발끈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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