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했던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5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며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경고했다. 한편으로는 외교를 통해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며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라고 다시 요구했다.
김 대표는 7일(현지시각)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은 분명히 풍계리에서 (핵실험) 준비를 마쳤으며, 내가 알기로는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실험 날짜는 예측할 수 없다며 “그들이 핵실험을 삼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북한이 올 들어 탄도미사일 31발을 쏴 연간 기록을 깼다며 “우리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면서 범위와 규모 면에서 뚜렷한 탄도미사일 시험 활동 증가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셔먼 부장관이 말했듯 우리의 대응은 신속하고 단호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핵실험에는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앞서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경고했다.
김 대표는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외교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거듭 공개적으로 확인”했지만 호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개인적 채널을 통해서도 그런 메시지를 전했으며, 여기에는 미국과 북한 고위급 간의 개인적 메시지도 포함된다”며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이런 메시지들을 여러 방법으로 제삼자를 통해, 또는 서면을 통해 전했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에는 북한의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한 원조 의사도 전달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은 반응하지 않고 있으며, 그들이 (미국과의) 간여에 관심이 있다는 조짐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우리는 북한과의 접촉을 계속 시도하고 외교적 접근에 전념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이 우려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뜻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고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과의 협상 때보다 나아간 제안을 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외교의 길을 찾는 데 관심을 보인다면 우리는 외교를 위한 보다 포괄적이고 유연하며 열려 있는 접근을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 ‘북한이 핵실험까지 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외교적 접근을 접고 다른 식의 접근을 추구하는 시간표 같은 게 있냐’는 질문에 그런 시한은 없다면서 “우리는 외교적 경로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고 양쪽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계속 전념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우리가 외교에 전념하는 동안에도 우리 자신과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 일본과 함께 강력한 억제력을 유지하고 각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노력도 할 것”이라며, 제재를 통한 압박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추가 제재에 반대한 것에 대해 “북한이 추가 도발과 안보리 결의 위반을 하도록 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계속 믿고 있다. 그들도 한반도 비핵화라는 우리의 궁극적 목표를 계속 공유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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