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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곤란한 사람은 다 내가 만난다’…바이든의 해결사 CIA 국장

등록 2022-06-06 13:04수정 2022-06-07 02:34

번스 국장, 까다로운 사우디 왕세자 등 상대
아프간·중동·러시아 동분서주…사실상 특사
33년 외교 경력, 사람 다루는 노련함 뒷받침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연합뉴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연합뉴스

만나기 곤란한 사람은 다 그에게 보내라?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까다로운 각국 지도자들을 상대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본업은 정보기관 수장이지만 특사 또는 고위 외교관 역할을 겸하는 셈이다.

궂은 일을 도맡는 번스 국장의 역할은 4월 중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는 보도로 부각됐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지목돼 미국과 매우 껄끄러운 사이인데, 미국이 석유 증산 등을 놓고 협조를 부탁해도 듣지 않자 중앙정보국 국장이 나선 것이다. 그의 방문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날 계획이다. <시엔엔>(CNN)은 4일 바이든 대통령이 애초 이달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사우디를 방문하려 했지만 7월로 미뤄졌다고 보도했다.

번스 국장은 당시 사우디와 함께 아랍에미리트연합도 방문해 양국의 중국과의 안보 협력을 견제했다고 한다. 오만에 들러서는 이란이 예멘의 후티 반군에 무기를 대는 통로로 이용되지 않도록 협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 대통령 국장에도 참석하며 이 나라를 세 번째 방문했다.

번스 국장은 지난해 8월에는 막 수도 카불을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지도부를 만나 대테러 문제를 논의했다. 10월에는 한국을 방문했다.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그는 11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념하라는 메시지를 비화 전화기(대화 내용을 암호화해 도청이 불가능한 전화기)로 전하려고 모스크바에 들렀다. 이후로도 푸틴 대통령 측근들을 접촉해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번스 국장이 정보기관 수장과 특사 역할을 겸한다고 평가했다. 그가 두 몫을 하는 배경에는 전임자들과 달리 33년간 외교관 생활을 하며 국무부 부장관까지 지낸 이력이 있다. 뛰어난 외교관으로 평가받았고, 특히 까다로운 상대를 다루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미국 고위 관리는 백악관이 “대화하기는 싫지만 반드시 대화해야 하는 사람들”을 상대할 인물로 번스 국장을 자주 선택한다고 말했다. 또 그가 “도전적이고 무서운 폭군들을 다뤄온 이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중앙정보국 국장이라는 자리의 위세와 비밀리에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중앙정보국 대변인은 번스 국장이 지난해 3월 취임 후 16차례 해외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전임자들에 비해 훨씬 많은 빈도다. 전직 중앙정보국 관계자는 “외교관보다 정보 당국 고위 관리를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나라들도 있어 중앙정보국이 나서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했다. 워싱턴 관가에서는 번스 국장이 국무장관 자리를 희망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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