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케냐 공군기지에 대한 알샤바브의 공격으로 미국인 3명이 숨진 직후 지부티에 배치된 미군이 피격 시설 경비 강화를 위해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말에 철군시킨 미군 병력을 소말리아에 다시 투입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와 내전을 벌이는 소말리아 정부군을 돕기 위해 500명 미만의 미군을 파병하기로 하고 명령서에 서명했다.
이번 조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말인 2020년 12월 “영원한 전쟁들”에 더 이상 개입할 수 없다며 소말리아 주둔 미군 700여명을 철수시킨 것을 되돌린 것이다. 그때까지 미군은 소말리아에 13년간 주둔하고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군 지휘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철수령을 내렸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는 “불행히도 그 이후 알샤바브는 더 강력해졌다”며 미군 재배치 이유를 설명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의 공세에 밀렸던 알샤바브가 최근 몇달 동안에는 잃었던 지역을 회복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은 트럼프 전 대통령 명령으로 철수한 뒤에도 주변국에서 소말리아를 드나들며 작전을 해왔다.
2000년대 초반 이슬람주의 국가 건설을 목표로 출범한 알샤바브는 소말리아를 주요 근거지로 활동하며 알카에다와도 연계된 조직이다. 한때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할 정도로 세가 강했고,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대형 테러를 일으키는 등 주변국에서도 공격을 벌여왔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를 비롯한 동아프리카에서 미국인 10여명을 살해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알샤바브와 연계된 케냐인이 9·11 테러와 같은 형태의 공격을 계획하며 필리핀에서 비행 훈련을 받다 체포되기도 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재투입되는 미군은 알샤바브와 직접 싸우지는 않고 소말리아 정부군에 대한 훈련 지원과 군사고문 등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0여년간 내전이 끊이지 않은 소말리아에서는 2012~2017년 대통령을 한 차례 한 하산 셰이크 모하무드가 15일 의회에서 다시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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