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440억달러(약 56조1440억원)에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한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복구시키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기인 ‘트위터 정치’가 부활할지 주목된다.
머스크는 11일 <파이낸셜 타임스>가 주최한 포럼 화상 연설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 트위터 계정의 영구 정지는 “도덕적으로 나쁜 결정”이며 “극도로 바보 같은 짓”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6일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지지자들을 부추겨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하게 한 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 사용을 영구 정지당했다. 그전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은 8800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렸다.
머스크는 이런 결정은 “이 나라의 큰 부분을 고립시키고, 궁극적으로 트럼프가 목소리를 못 내게 만드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적이거나 “세계에 파괴적인” 콘텐츠에 대해서는 일시 사용 중단이나 보다 제한된 범위에서의 벌칙을 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했다. 또 지금의 트위터는 좌파적 편향을 지녔다며, 어느 쪽에든 공평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합의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거래 규모나 성격뿐 아니라 2024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의 ‘거대 확성기’인 트위터 계정 부활에 미칠 영향 때문에도 주목받았다. 보수적 시각을 지닌 머스크가 언론 자유 확장을 위해 트위터를 인수한다고 밝히고, 특정인의 계정 영구 정지는 부당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최대한의 언론 자유가 민주주의에 이롭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은 트위터가 계정을 되살려줘도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트위터의 강력한 영향력을 잘 아는 그가 결국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다만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마무리되기까지 몇 개월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의 최고경영자 데빈 눈스는 지난 4일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은밀히 권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가 아니라며 이를 부인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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