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2019년 9월 함께 군 관련 행사에 참석해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 주한미군의 완전 철수를 제안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불만 등으로 미군 철수를 거론했다는 전언은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는데, 이번에는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이 회고록에서 밝혔다.
<폴리티코>는 10일(현지시각) 발간 예정인 에스퍼 전 장관의 회고록 <신성한 맹세>의 일부 내용을 입수했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안한 것들 중 일부는 기이했다며 “한국에서 미군을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이 그랬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미군 주둔의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다며 자주 불만을 터뜨려왔다. 한국에는 방위비 분담금을 한꺼번에 5배로 올리라며 압박을 가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이 유럽한테 “바가지를 쓰고 있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이한 제안들’ 중에는 “아프리카에서 모든 미군과 외교 인력 철수”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프리카에 있는 모든 대사관의 문을 닫아라”, “모든 사람들(외교관들)을 귀국시키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 논의가 제기됐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탈레반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발언에 회의 참석자들이 놀라 대통령이 진지하게 말하는 것인지 유심히 살펴봤는데 실제로 그런 표정이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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