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가 21일 국제통화기금(IMF) 회의 뒤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1일에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러시아 재무장관의 화상 연설이 시작되자 각국 장관들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무더기로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번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동참했다.
홍 부총리는 21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의 국제통화금융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회의 도중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화상 연설을 시작할 때 참석자 다수가 퇴장했다가 그의 순서가 끝나자 복귀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루아노프 장관이 발언을 시작하자 앞줄에 앉은 18개국 재무장관들 중 자신을 포함한 12명, 6개 국제기구 수장들 중 4명이 퇴장했다고 전했다.
전날에도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실루아노프 장관이 화상 연설을 시작하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등 서구 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회의장을 나갔다. 당시 홍 부총리는 회의장을 떠나지 않았다.
홍 부총리는 이번에는 ‘퇴장 시위’에 동참한 것에 대해 “대러 제재에 대한 국제 공조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오늘은 그런 뜻을 같이할 필요가 있겠다 해서 자발적으로 같이 퇴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퇴장하지 않은 것은 주요 7개국(G7) 쪽과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
한편 홍 부총리는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면담해 대러 제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대해 “한국 정부가 적극 참여할 의지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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