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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유엔 전 고위직들 “유엔, 존립 위기”…우크라 침공 적극 역할 촉구

등록 2022-04-20 14:05수정 2022-04-20 14:36

전 사무차장 등 200명 구테흐스 총장에 서한
“유엔 점점 무의미해져…국제연맹 전철 밟아”
“사무총장은 정면으로 맞선다는 결의 보여야”
“집무실 임시로 유럽으로 옮겨서 대응해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9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앞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9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앞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전직 유엔 고위 관리 200여명이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을 위한 노력 부족으로 유엔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가디언>은 유엔의 제프리 펠트먼 전 사무차장, 호세 오캄포 전 사무차장, 앤드루 길모어 전 사무차장보 등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하면서 ‘행동’을 촉구하는 서한을 그에게 보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엔이 존재론적 위협에 직면했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요한 인도적 대응에 더해 유엔의 정치적 존재와 대중적 간여를 보고 싶다”고 했다. 또 임시 휴전으로부터 시작해 평화를 되찾기 위한 유엔의 “분명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이 큰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유엔의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 전쟁 피해 지역을 방문하고 양쪽 당사자와 대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평화협상에 적극 간여하기 위해 유엔 사무총장 집무실을 임시로 유럽으로 옮기자는 제안도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하고, 러시아를 규탄하기 위한 유엔총회 개최 등에 간여해왔다. 그러나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실질적 중재 역할도 보여주지 못했다. <가디언>은 1961년 미국과 소련 간의 ‘쿠바 미사일 위기’나 1991년 걸프전쟁 때는 당시 유엔 사무총장들이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했다고 지적했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는 바그다드에 파견된 유엔 사무총장의 특사가 테러 공격으로 숨지기도 했다.

서한 작성자들은 사무총장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고 나선 것은 “이번 같은 역사적 단계에서 유엔이 실존적 도전에 직면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유엔은 점점 무의미해지고, 전신인 국제연맹이 겪은 운명에 굴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연맹은 1차대전 후 세계 평화를 담보하려고 설립됐으나 미국이 불참한 가운데 유럽 국가들 간 대립의 장으로 변질되고, 무기력 속에 2차대전을 막지도 못했다.

유엔의 전직 고위 관리들이 유엔(국제연합)이 국제연맹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까지 지적한 것은 이달 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유엔 안보리 화상 연설과 맥락이 닿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헌장과 유엔 안보리라는 존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의 침략과 전쟁범죄에 속수무책이라며 “이러려면 유엔을 해체하자”고 했다.

한편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부활절 주간을 맞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이 4일간 휴전하자고 이날 제안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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