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차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연임 도전이 어렵잖겠냐는 전망이 나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2024년 대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더 힐>이 19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원래 재출마 의지를 내비쳐왔으나, 과거 자신과 부통령-대통령 관계였던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최근에도 그렇게 말했다는 것은 적극적 재선 도전 의지를 보여준다.
이런 대화 내용을 전한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출마를 원하며, 모두가 그것을 알기를 바란다”며 “그는 자신이 트럼프를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0년 대선에서 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기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민주당 경선에서도 자신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꺾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점을 내세웠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전국민 건강보험법’ 강화 방안을 발표한 이달 5일에 5년여 만에 백악관을 방문했다. 둘은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고 점심도 함께 먹었는데, 대선 관련 발언이 이때 나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직 대통령의 연임 도전이 당연시되는 미국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회의적 전망이 나오는 것은 나이는 많고 지지도는 낮기 때문이다. 만 79살인 그는 재선되면 82살에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이미 현 임기 시작 때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었다. 지난해 전용기 트랩을 오르다 두 번이나 넘어져 ‘건강 이상설’을 유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대학에서 연설을 마친 후 곁에 아무도 없는데 악수를 청하는 자세를 취하고, 손을 거둔 뒤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을 보여 구설에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 업무 지지도 조사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30%대 지지도까지 나왔다. 코로나 상황과 40년 만의 물가 상승폭이 반영된 결과다.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공화당에 내주리라는 전망도 상당하다. 이래저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코로나와 인플레이션이 잦아들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버지니아대 밀러센터의 대통령학 연구 책임자 바버라 페리는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오바마 전 대통령도 위기를 극복하고 재선에 성공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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