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충돌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스타로빌스크의 한 학교로 피신한 주민들이 18일 식사를 하고 있다. 스타로빌스크/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이 개시된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러시아군이 지금까지보다 더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돈바스 지역 공세를 위한 러시아군의 전열 재정비를 언급하면서 “그들은 더 공격적이고, 더 공공연하며, 더 큰 지상 작전을 위한 조건을 갖춰왔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병력과 야포를 증강하고, 항공 전력을 강화하고, 지휘·통제 체계를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도 돈바스 지역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최근 11개 대대전술단을 추가해 돈바스 지역에 76개 대대전술단을 투입한 상태라고 전했다. 1개 대대전술단이 700~800명 규모인 것을 고려하면 5만~6만 병력이 공세에 투입된 것이다.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을 함락할 경우 이곳에 투입된 병력도 돈바스로 이동 배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돈바스 지역은 러시아군이 시가전 형태의 전투에서 고전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변과는 달리 평원 지대여서 양쪽의 대규모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돈바스 지역 전투를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제공을 약속한 무기의 일부가 이날 유럽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제공하는 8억달러(약 9868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원조는 155㎜ 곡사포 18개와 포탄 4만발, 러시아제 헬리콥터 11대, 장갑차 200대, ‘자살 드론’ 300대 등으로 구성됐는데, 이는 주로 개활지에서 벌어지는 지상전에 대비하는 무기들이다. 커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써보지 않은 155㎜ 곡사포는 미군이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 밖에서 사용법을 전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규모 우크라이나인들이 곡사포 사용 훈련을 받고 돌아가 동료들을 가르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이날 다시 밝혔다. 이는 전날 방영된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것으로 본다”고 밝힌 것에 대한 답변 성격이다. 또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19일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 정상들과 화상회의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책과 러시아에 대한 압박 정책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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