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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노조결성 점포 처우개선 열외”…미 스타벅스 노골적 반노조 행태

등록 2022-04-14 13:55수정 2022-04-14 14:27

미 9천곳 점포 중 200곳 노조결성 진행중
CEO 슐츠 “노조사업장은 처우관련 별도협의 대상”
노동관계위 출신 변호사 “법 핑계 댄 노조 방지책”
미국 뉴욕시의 한 스타벅스 매장 앞에 구인 광고판이 놓여 있다. 뉴욕/연합뉴스
미국 뉴욕시의 한 스타벅스 매장 앞에 구인 광고판이 놓여 있다. 뉴욕/연합뉴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가 노조에 가입하면 처우 개선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며 노골적인 반노조 태도를 드러냈다. 미국에서 서비스업 노동력 부족이 이어지고 노조 결성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와중에 나온 입장이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월스트리트 저널>은 하워드 슐츠 최고경영자가 점장들과의 온라인 회의에서 바리스타들의 고용을 촉진하고 그들이 스타벅스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13일 보도했다. 슐츠는 자신이 지난주에 임시 최고경영자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점포와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쓰기 위해 애초 자사주를 매입하려고 했던 수십억달러의 집행을 보류시켰다고 했다.

하지만 슐츠 최고경영자는 처우 개선은 노조를 결성한 점포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률상 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급여 등 처우 문제를 별도로 협상해야 하기 때문이며, 노조가 있는 점포의 직원 처우를 회사가 일방적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게 사내 법무팀의 검토 결과라고 했다. 그는 “노조 결성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노조 회비를 내야 한다는 점은커녕 (이런 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이후 미국의 9천여곳 스타벅스 점포 중 200곳가량이 노조 결성을 위한 투표를 이미 마쳤거나 가까운 시일 내로 계획하고 있다. 이 중 8곳에 노조 설립이 인가됐다. 슐츠 최고경영자는 케빈 존슨 전 최고경영자가 물러나며 복귀했는데, 노조 설립 움직임을 잠재우려는 ‘해결사’로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조 설립 인가를 심의하는 노동관계위원회에서 근무했던 캐시 크레이턴 변호사는 슐츠 최고경영자가 법률을 교묘하게 끌어댔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에 말했다. 그는 노조가 있는 점포에 대해서도 회사는 개선된 노동조건을 수용할지 의사를 물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노조가 있어서 처우 개선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노조 방지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슐츠 최고경영자는 복귀 직후인 지난 10일 회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외부 세력”이 노조 결성을 부추긴다고 주장하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양극화 심화 속에 노동조건 하락을 경험한 미국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지난 수십년간 진행된 노조원 감소세를 벗어나 노조를 세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추세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뉴욕주 스태튼아일랜드 물류창고에서는 이달 1일 노조 설립안이 투표에서 가결돼 이 회사 최초의 노조가 탄생하게 됐다. 과거에도 아마존 사업장에서 몇 차례 노조 설립 시도가 있었지만 사쪽의 압박과 회유 속에 무산됐다. 스태튼아일랜드 물류창고 노조 설립은 공룡 기업에서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한 집요한 방해를 뚫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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