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미-인도 ‘2+2’ 회의 참석을 위해 방미한 인도의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을 곁에 두고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24일께 쿼드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 도쿄를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기회에 이웃에 있는 또다른 주요 동맹국인 한국도 찾을 것으로 보여, 다음달 24일을 전후해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화상 정상회담 머리 발언에서 “5월24일께 일본에서 당신을 보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일은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 등 4개국 협의체 쿼드의 2차 대면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5월 말에 이뤄질 것이라 예측돼 왔던 쿼드 정상회의의 ‘정확한 일정’을 공개하면서, 일본 방문을 계기로 5월10일 취임하는 윤석열 당선자와 정상회담이 성사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윤 당선자가 미국에 보낸 ‘한-미 정책 협의 대표단’을 이끈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앞선 7일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를 방문하는 계기에 꼭 (한국을)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얘기”했고, 미국 쪽도 같은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면, 지난해 1월 취임 후 첫 한국 방문이 된다. 윤 당선자는 또 역대 대통령들 중 취임 후 가장 이른 시기에 미국 정상과 만나는 이색적인 기록을 세우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5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71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각각 54일과 79일 만에 미국 정상과 만났다.
쿼드 정상회의는 애초 5월 개최 전망이 많았으나 오스트레일리아 총선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정확한 날짜는 유동적이었다. 최근 스콧 모리슨 총리가 5월21일에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걷혔다.
5월 말에 회담이 개최되면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워싱턴 정상회담 이후 1년 만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 지난해 5월 한-미 정상은 “한-미 동맹의 국제적 역할 확대”를 선언했다. 당시 청와대는 안보 동맹을 뛰어넘는 ‘포괄적 글로벌 동맹’으로 한-미 관계를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자는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의 격상’을 내세우고 있다. 회담에서는 북핵 대응은 물론이고 중국 견제를 위한 공급망 협력, 한국의 쿼드 워킹그룹 참여도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윤 당선자 쪽은 중국을 견제하는 4개국 협의체인 쿼드에 바로 가입하지 않고 기후변화·코로나19·신기술 등 산하 워킹그룹에 우선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공조 확대를 통한 중국 견제 강화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최지현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정보 출처가 해외에 있는 것으로 안다. 들은 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수위와 미국 간 교섭 상황에 대해 정통한 또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쿼드 정상회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아 관련 논의를 못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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