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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IMF는 달러 위상 약화 전망, 루블은 회복…대러 제재 이상신호?

등록 2022-04-01 12:37수정 2022-04-01 12:46

IMF 수석부총재 달러 지배력 약화 전망
달러 회피하는 무역 거래 증가 예상
루블은 우크라전 개시 전 수준 회복
미, 효과 한계론에 추가 제재 고민
31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환전소 앞에 루블의 달러와 유로 등에 대한 환율을 보여주는 전광판이 내걸려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31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환전소 앞에 루블의 달러와 유로 등에 대한 환율을 보여주는 전광판이 내걸려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미국 달러의 지배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반면 폭락했던 러시아 화폐 루블의 가치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여, 제재를 둘러싼 미-러 화폐의 위상이나 가치와 관련해 다소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기타 고피나트 국제통화기금 수석 부총재는 31일치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대러 제재를 언급하면서 “달러는 주요 글로벌 통화로 남을 것”이라면서도 “작은 수준에서의 분열은 확실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피나트 수석 부총재는 이런 전망의 근거로 대러 제재를 지켜본 일부 국가들이 무역 대금을 다른 통화로 받으려고 재협상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미국 등이 은행 간 국제 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로부터 러시아 금융기관들을 차단하고 외국에 예치된 러시아 외환보유고를 동결한 것을 보면서 달러화 편중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동기에서 디지털 화폐 사용이 촉진되고 있는 것도 가장 강력한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을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무역 거래에서 달러 사용이 줄면 각국 외환보유고에서 달러의 비중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경제적 부상 등 다른 이유로도 달러의 상대적 위상은 이미 낮아져왔다. 국제통화기금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은 1999년 71%에서 2021년에는 59%로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파상적 제재로 달러 대비 가치가 절반으로 뚝 떨어졌던 러시아 화폐 루블은 거의 우크라이나 전쟁 전 개시 수준으로 회복됐다. <로이터> 통신은 루블의 급속한 가치 회복에는 러시아 정부의 자본 통제와 수출 기업에 대한 외환 매각 지시 등 비상 조처의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이 진전을 보고 있다는 소식이 루블의 가치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무엇보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에너지를 계속 사고 있는 게 루블 가치의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액은 하루에 약 5억유로(약 6729억원)에 달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1일 유가 안정을 위한 전략비축유 대량 방출을 발표하면서 “유럽이 석유를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고 에너지 독립을 이루고 있다고 가정해보라”고 말했다. 유럽의 에너지 의존이 러시아에 대한 억제 강화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화폐 가치 폭락을 근거로 러시아가 금융위기에 빠졌다고 했던 미국에게 루블 가치 급등은 당혹스러운 대목이다. 총 외환보유고 6300억달러(약 766조원) 중 절반가량이 서구 국가들에 의해 동결돼 러시아의 환율 방어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들어맞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제재의 고삐를 더 죌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에서 제재를 총괄하는 월리 아데예모 부장관이 유럽을 순방하며 추가 제재를 협의하고 있다. 아데예모 부장관은 지난 29일 런던에서 한 연설에서 “러시아 군수물자 공급망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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