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청사 앞에 2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이들이 평화를 상징하는 문양을 조명으로 밝혀놓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을 위해 24일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특별정상회의에서는 대러 추가 제재,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 러시아의 위협에 대한 군사 대비 태세 강화가 논의될 것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럽 방문에 대한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다음 단계의 군사원조를 논의할 것”이라며 “또 우리 파트너들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강력한 집행을 위해 현행 제재의 회피 행위에 대한 엄중한 단속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나토 정상들이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동유럽 회원국들을 방어하기 위한 장기적 계획도 논의할 예정이며, 러시아의 핵공격 가능성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제기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비상사태 발생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하고 있다”며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이를 협의할 것이며, 비상사태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엔비시>(CNBC)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나토 회원국들에 대한 미군 증파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 정상들의 이번 회동에서는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공동 행동 계획도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은 석유 등 러시아산 화석연료의 수입 중단에 들어갔는데, 러시아산 의존율이 높은 유럽 쪽은 중장기적으로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독립’을 추구하겠다는 정도의 입장만 밝힌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쇄적으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도 연설할 예정이다. 대규모 정상회의가 잇따라 열리는 것은 그만큼 러시아에 대한 대응에 미국과 유럽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에는 동유럽의 주요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를 방문해 안제이 두다 대통령을 만난다. 폴란드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불안해하는 동유럽 나토 회원국들에 대한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려는 차원이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피란민들이 대규모로 몰리는 곳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맞아 폴란드에 병력을 증파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폴란드가 주요 20개국(G20) 모임에서 러시아를 빼고 자국을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 다른 동맹국들과 상의할 문제라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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