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임진강변에서 북한군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018년 4월 이후 유지해온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유예(모라토리엄)를 깨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군과 정보당국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글렌 밴허크 미군 북부사령부·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사령관은 8일(현지시각) 하원 군사위원회에 낸 서면진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10월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김정은이 새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함한 가장 뛰어난 성능의 무기에 대한 시험 발사를 곧 재개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밴허크 사령관은 또 “북한이 2020년 10월 공개한 새 대륙간탄도미사일은 2017년에 마지막으로 시험한 것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일 수 있다”며 “(과거에)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을 한 것은 우리 나라를 위협할 능력을 확보하고 위기와 분쟁 상황에서 우리의 선택지를 제한하려는 그 지도자의 결심을 보여준다”고 했다.
전날에는 미국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이 ‘연례 세계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이 연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나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한 사실이 공개됐다. 2월 초에 작성된 이 보고서는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면서 “북한은 1월에 올해 안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또는 핵실험 가능성을 포함하는 긴장 고조 행위를 위한 기초를 놓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1월에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파기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7일에는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이 북한이 2018년 비핵화 의지를 보인다며 갱도를 폭파한 이후 처음으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부지에서 건설 활동이 확인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루이스 소장은 이달 4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새 건물이 들어서고 기존 건물 보수가 이뤄진 게 확인됐다면서, 핵실험 재개를 준비하는 활동일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