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아마존의 무성했던 숲이 훼손된 모습. 마치 헤어 커터가 마구잡이로 머리를 밀고 지나간 것처럼 휑하다. 2020년 8월 14일 촬영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갈수록 가뭄 등의 재해에서 회복하는 능력을 잃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막대한 온실가스를 머금고 있는 아마존 우림이 기능을 상실하면,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팀 렌텐 영국 엑서터 대학 글로벌시스템 연구소장 등은 저널 <네이처 클라이미트 체인지>에 이런 내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의 4분의 3이 최근 몇 년 동안 탄력성을 잃었으며 이런 손실은 건조한 지역이나 벌목 같은 사람의 행위에 노출된 지역에서 더 심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은 가뭄 등을 겪은 뒤 다시 숲을 회복하는 데 훨씬 더 오래 걸리게 됐다. 이런 연구 내용은 지난 몇십년 동안 인공위성을 이용해 아마존 지역의 생물량 변화 등을 측정한 결과 나온 것이다.
지구 환경학자인 파올로 브란도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는 “탄력성의 부족은 이들 숲이 흡수할 수 있는 충격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숲의 회복 능력이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렌턴 소장도 “숲이 복원력을 잃게 되는 분기점을 넘게 되면 우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잃게 되고 엄청난 환경변화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틴아메리카 대륙 여러 나라에 걸쳐 있는 아마존 유역은 세계 최대규모의 열대우림 지역으로 지구환경의 균형추로 중요한 구실을 한다. 전문가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라지면. 900억t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방출될 것으로 예측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기후변화와 인간의 벌목, 농업 활동 등으로 꾸준히 훼손되어 왔고, 점점 더 건조해져 왔다. 이에 따라 지구상에서 가장 습한 지역인 아마존은 2000년 이래 이례적으로 세 차례나 가뭄을 겪었다.
엑스터대학의 크리스 볼턴은 “아마존은 숲에서 증발한 습기가 바람에 멀리 날아가는 거대한 물재생 네트워크와 같아서 아마존 열대우림의 훼손은 다른 지역도 더 건조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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