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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영, 러시아 석유 수입 금지…러 “배럴당 300달러 간다” 위협

등록 2022-03-08 13:11수정 2022-03-09 02:32

바이든 대통령 “푸틴의 전쟁에 강력한 타격”
영국은 올 연말까지 단계적 금지 계획 발표
러 부총리, “세계 시장에 재앙적 결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보통휘발유 평균가가 역대 최고인 갤런당 5.429달러를 기록한 7일 로스앤젤레스 시내의 한 주유소에 갤런당 7달러 안팎의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보통휘발유 평균가가 역대 최고인 갤런당 5.429달러를 기록한 7일 로스앤젤레스 시내의 한 주유소에 갤런당 7달러 안팎의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미국과 영국이 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로 석유 수입 금지 조처를 꺼냈다. 유가 급등 위험을 무릅쓰면서 러시아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나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추가 제재 방안을 직접 발표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처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쟁에 강력한 타격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가 더이상 미국으로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제재 방안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결정이 독자적인 행동이지만 앞서 유럽 주요국들과 협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석유 금수 조처를 따를 여력이 되지 않는 우방들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수입 석유에서 러시아산 비중은 7%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14년 만에 유가가 최고 수준으로 오른 터라 석유 금수는 인플레이션으로 시름하는 미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끼칠 수밖에 없다.

영국 정부도 이날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이 정도 시한을 두면 러시아 석유를 대체할 방안을 찾는 데 충분할 것이라며, 석유 공급망 확보를 위해 다른 에너지 수입국들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의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에 당분간 집중할 전망이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부 장관은 유럽연합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에너지 공급을 줄일 경우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베크 장관은 또 석유수출국들의 모임인 ‘오펙’에 시급한 원유 증산을 촉구했다.

미국의 러시아 석유 제재 발표 직후 국제 유가는 8%가량 치솟았다. 이날 오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한때 배럴당 128달러를, 브렌트유는 배럴당 133달러를 돌파했다. 노르웨이의 에너지 분석 기업 ‘리스타드 에너지’는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처에 들어갈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200달러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값은 이날 오전 온스당 2000달러를 넘겼다. 반면에 뉴욕 주식시장은 인플레이션 심화 우려 등으로 개장 직후 하락했고,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도 발표 직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전날 미국 민주·공화 양당 소속 주요 상임위원장 등 상·하원 의원들은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규정한 법안을 초당적으로 마련해 신속히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양당 의원들이 마련하는 법안에는 러시아와의 ‘정상무역 관계’를 끝내고,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퇴출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들어갈 예정이다. 정상무역 관계란 다른 나라들에 부여한 무역상의 유리한 지위를 해당국에도 적용한다는 것으로, 전에는 최혜국대우라고 부른 개념이다. 다른 회원국들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세계무역기구 퇴출도 강력한 제재 움직임이다.

최근 미국 정부 사절단은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제재를 완화하는 대신 석유 증산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현 베네수엘라 정부를 합법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금수에 대비해 접근한 것이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 움직임을 역이용해 위협을 가했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는 7일 “러시아산 석유를 거부하면 세계 시장에 재앙적 결과”가 닥쳐 유가가 배럴당 3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국제 석유업계의 주요 기업인 영국·네덜란드계 셸은 8일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구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결정은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셸의 러시아산 원유 구입을 비판한 뒤 나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신기섭 선임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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