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흑인역사의 달 기념식에 참석해 제시 잭슨 목사와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러시아의 핵전투 태세 강화와 관련해 핵전쟁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행사에 참여했다가 행사 막바지에 기자가 외치듯이 “미국인이 핵전쟁 발생 가능성에 우려해야 하느냐”고 질문하자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가 서구의 강력 제재에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들먹이며 핵전쟁 우려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그동안 러시아의 핵태세 강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핵 경계수위를 상향 조정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도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명령을 정밀 평가했으며 지금 단계에서 우리의 경계태세 수준을 바꿀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전략미사일군과 북해함대, 태평양함대 등 당직팀과 장거리비행단(전략폭격기 비행단) 지휘부가 강화 전투 준비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은 러시아와 충돌하고 싶은 “욕구나 흥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에 관한 이런 도발적 언사는 위험하다. 오산과 오판의 위험을 높이는 일이며 반드시 피해야 한다. 우리는 그런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관계자는 핵무기의 사용이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는 오랫동안 동의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핵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나, 폴란드, 루마니아, 일본 정상들, 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의 최고위층과 통화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논의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