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러, 우크라이나 침공 맞춰 ‘핵무기 훈련’ 계획 세웠다”

등록 2022-02-06 13:16수정 2022-02-07 02:02

“미 합참의장 하원 브리핑서 밝혀”
“나토 개입 차단하려는 무력시위”
실행된다면 냉전기 핵 위협 재연
5일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한 어린이가 ‘평화’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5일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한 어린이가 ‘평화’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대치하는 러시아가 무력시위 차원에서 핵무기 사용 훈련 계획을 세웠다는 보도가 나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정보 당국과 군 관리들이 러시아가 대규모 핵무기 훈련 실시 계획을 세웠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나토의 개입을 저지하려는 경고용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지난 3일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과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하원의원들에게 한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이달 중순에 핵무기 사용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핵탄두 4500기를 보유한 러시아군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용을 비롯한 핵무기 훈련을 통상 가을에 실시해왔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침공 실행에 대비해 훈련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훈련을 나토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무력시위용으로 사용한다면 이번 사태가 또 다른 차원으로 접어들 수 있다. 지금까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 병력 집결로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와 주변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병력 증파로 맞서왔다. 양쪽은 지중해 해상 훈련으로 상호 무력시위도 벌이고 있다. 이렇게 재래식 무기로 진행돼온 무력시위 수단에 핵무기가 추가된다면 냉전 때에 버금가는 상호 위협 분위기가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냉전 시절에 미국과 소련은 핵무기 사용을 유력한 위협 수단으로 삼으며 핵무기 개발과 핵공격 방어 경쟁을 벌였다.

나토는 러시아군이 지난 2주 동안에도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대에서 750명~1천명으로 구성하는 대대전술단을 기존 60개에서 83개로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1200~2100명에 이르는 러시아군 특수부대 병력도 최근 배치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군 증파가 2월 중순께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며, 이 시기가 자신들이 예상하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및 핵무기 훈련 계획과 대략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러시아군이 2월 중순 안에 군사행동을 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주장한 바 있다. 무거운 군사장비 이동에 적합하도록 땅이 얼어붙는 것을 기다린다는 관측이 러시아군의 ‘2월 공격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러시아군 폭격기 2대가 5일 벨라루스 공군과 함께 연습을 진행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남쪽으로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벨라루스에도 병력을 파견한 러시아군은 최근 벨라루스 상공에 잇따라 전략폭격기를 보내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군 파병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들 중에는 러시아의 핵무기 보유고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가 만약 미국 등 서구 군대에 밀린다면 제한적 범위에서라도 신속하게 핵무기로 대응하리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도 이런 점을 우려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