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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사교계 스타 맥스웰, 10대 소녀 성착취 유죄…엡스타인 연인

등록 2021-12-30 11:09수정 2021-12-31 09:05

맨해튼연방법원에서 배심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
성착취 혐의로 수감 중 자살한 백만장자 엡스타인의 연인
피해 여성 4명이 나와 구체적 증언
‘맥스웰이 성 학대 현장에 동석하고 참가해’
미국과 영국의 사교계 인사 길레인 맥스웰이 29일 미국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미성년자 성 착취 공모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모습을 그린 그림.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영국의 사교계 인사 길레인 맥스웰이 29일 미국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미성년자 성 착취 공모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모습을 그린 그림. 로이터 연합뉴스
미성년자를 유인해 성 착취한 혐의로 수감 중에 자살한 백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길레인 맥스웰(60)이 유죄 평결을 받았다.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들은 29일 맥스웰이 10대 소녀들을 성 착취한 전 남자친구 엡스타인과 공모한 혐의에 대해 유죄라는 평결을 내렸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맥스웰은 이에 따라 최고 6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맥스웰은 성매매 등 6가지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돼 수감 중이다.

자살한 영국 언론출판계 거물인 로버트 맥스웰의 딸인 길레인 맥스웰은 미국 월스트리트 백만장자 금융인인 제프리 엡스타인의 연인이었고, 미국과 영국 사교계의 유명 인사였다. 맥스웰은 미성년자가 포함한 여성들을 유인해 엡스타인과 성 착취를 공모한 혐의를 받아왔다.

맥스웰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보면, 불법적인 성행위를 할 목적으로 한 여행에 17살 이하 소녀들을 유인하는 것에 공모한 혐의 등 6가지다. 엡스타인은 플로리다와 뉴욕의 저택과 별장에서 미성년자들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지난 2019년 7월 6일 체포됐고, 수감 중이던 같은해 8월 10일 자살했다.

맥스웰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해왔다. 배심원들은 지난 6일 동안 40시간 동안 토론을 한 끝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에 합의했다. 판사가 평결문을 읽는 동안 맥스웰은 무표정하게 앞만 쳐다봤다. 평결이 선고되자, 그는 앞에 있던 물병을 집어서 물을 컵에 따르고 마셨다.

검찰 쪽은 재판 뒤 성명에서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길레인 맥스웰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범죄 중의 하나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다”며 “정의로 가는 길은 너무 멀었으나, 오늘 정의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맥스웰과 엡스타인의 사교 모임에는 영국의 앤드루 왕자, 빌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도 참가해 구설에 올랐다.

검찰 쪽은 재판 과정에서 맥스웰이 “취약한 어린 소녀들을 먹잇감으로 삼아 그들을 조종해서 엡스타인의 성적 학대에 봉사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에는 엡스타인에게 성 착취를 당한 4명의 여성들이 나와 증언했다.

제인이라는 여성은 엡스타인이 자신을 성 착취할 때 14살이었고, 맥스웰이 가끔 성 학대에 동석했고 어떤 때에는 참가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제인은 자신에 대한 성 학대가 15~16살 때까지 지속됐다고 말했다.

케이트라는 여성은 1994년에 파리에서 맥스웰을 만난 직후에 런던의 집에서 열린 차 모임에 초대를 받았고, 곧 엡스타인을 소개받았다고 증언했다. 케이트는 몇 주 뒤에 맥스웰로부터 전화를 받고는 제프리에게 마사지를 해줄 수 있냐는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케이트는 맥스웰이 자신을 엡스타인이 있는 2층으로 데려가서 문을 닫았고, 곧 엡스타인이 자신에게 성적 접촉을 했다고 증언했다.

캐롤린이라는 여성은 14살이었던 2000년대 초에 맥스웰과 엡스타인에게 걸려들어 18살 때까지 엡스타인의 집에 100차례 이상이나 갔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의 피해자 중 유일하게 실명을 밝힌 애니 파머는 16살 때 엡스타인의 뉴멕시코 목장에서 맥스웰이 자신에게 나체 마사지를 했다고 밝혔다. 파머는 맥스웰이 자신에게 엡스타인을 위한 발 마사지와 나체 마사지를 가르쳤다고도 증언했다.

맥스웰 쪽은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스웰의 변호인은 “우리는 맥스웰의 무고함을 믿는다”며 “우리는 이미 항소 작업을 시작했고, 그가 무죄로 밝혀질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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