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론 제조업체 다장(DJI)이 만든 드론이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상공에 떠 있다.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위구르족 탄압 연루 등을 이유로 수십개 중국 기업과 기관을 무더기로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중국이 “두뇌 제어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상무부는 16일 중국 군사의학원 및 이와 관련된 11개 연구기관을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 기업들은 자국에서 개발한 기술을 제재 대상인 중국 기관들에 넘기는 게 금지된다. 미국 상무부는 이 기관들이 “두뇌 제어(brain-control) 무기로 알려진” 무기를 개발하는 것에 연루돼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나 러몬드 미국 상무장관이 제재를 발표하면서 중국 정부가 생물공학 신기술을 “자국민 통제와 인종, 종교적 소수집단(위구르족)에 대한 억압에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미국 고위 관리도 중국이 “유전자 편집, 인간 활동 증강,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 기술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려고 생물공학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는 컴퓨터 등 기계와 뇌의 상호작용을 통해 기계나 뇌 활동을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을 일컫는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제시된 기술로 아직 세계적으로 연구가 초보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인간의 두뇌 활동을 조작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리는 중국의 ‘두뇌 제어 무기’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러몬드 장관은 “의학과 생물공학의 혁신을 뒷받침하는 미국 상품, 기술, 소프트웨어가 미국의 안보에 해를 끼치는 곳에 전용되게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이와 별개로 중국군 현대화를 위해 미국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 곳들이라며 22개 중국 기업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미국 재무부도 이날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무슬림들인 위구르족에 대한 “생체인식을 이용한 감시와 추적”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 제조업체 다장(DJI) 등 8개 기술 기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 업체들을 중국군과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기관 명단에 올려 미국 쪽과의 거래를 제한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 당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광범위한 감시에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12~65살 모든 인구의 디엔에이(DNA)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이번 제재는 자유무역 질서를 부정하는 “부당한 억압”이라며 중국은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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