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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체조대표팀 성폭력사건 4500억 배상 합의

등록 2021-12-14 10:36수정 2021-12-15 02:30

대상자는 주치의에게 성폭력 당한 피해자 500명
2016년 첫 폭로 후 세계 스포츠계에 큰 파장
가해자는 2018년 최장 175년 형 선고받아
전 미국 여자 체조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가 2018년 2월 항소법원에서 피해자 증언을 듣고 있다. AP 연합뉴스
전 미국 여자 체조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가 2018년 2월 항소법원에서 피해자 증언을 듣고 있다. AP 연합뉴스
주치의의 장기간에 걸친 상습 성폭력을 고발한 미국 여자 체조 선수들이 체조협회 및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와 3억8천만달러(약 4500억원)의 배상에 합의했다. 주로 어린 선수들을 노린 이 사건은 피해자가 무려 500명에 달해 전 세계 스포츠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전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체조협회 및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와 13일 이런 내용의 합의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미국 스포츠 역사상 최악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인디애나폴리스 파산법원은 이와 유사한 사건에 대한 배상액으로는 역대 최대인 합의를 승인했다.

이 사건은 체조선수 출신 변호사 레이철 덴홀랜더(37)가 2016년 가을 국가대표팀 주치의로 명성이 높던 나사르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첫 고발 이후 피해 사실을 밝힌 선수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유명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시몬 바일스, 맥카일라 마로니, 앨리 레이즈먼 등도 피해 사실을 고발해 큰 충격을 남겼다. 나사르는 미시간주립대와 국가대표팀 주치의로 일하며 치료를 이유로 성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다수에 대한 성폭력 및 아동 포르노 관련 범죄가 인정돼 2018년 징역 40~175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 500여명 중 나사르에게 직접 피해를 당한 이들은 300명이 넘는다.

최초 고발자로 피해자 모임을 이끈 덴홀랜더는 “이 여성들이 겪은 상처는 돈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하지만 피해자들은 당장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시점에서는 협상을 끝내야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사건 이후 자살 충동 등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해왔다. 피해자들과 체조협회 등은 선수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위원회에 피해자 쪽이 참여하고, 나사르의 범죄를 방치한 문화와 제도에 대한 조사와 개선에 착수한다는 것에도 합의했다.

미국 체조협회와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는 보험금과 자체 재원으로 배상에 나서기로 했다. 체조협회는 대규모 성폭력 파문과 그로 인한 소송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을 신청했다. 이번 합의는 파산 재판 과정에서 이뤄졌다. 체조협회는 “피해자들은 우리 종목에서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용기를 갖고 전진하기로 했다”며 “다른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의 안전과 건강, 복지가 우선하도록 피해자들 및 전체 체조 공동체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세라 허실랜드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의 회장은 “우리는 선수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으며, 그들이 겪은 깊은 상처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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