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미국 뉴욕에서 소비자가 구매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옮기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보통 12년을 키우는데, 판매상들은 2008년 금융위기 때 나무를 적게 심어 가격이 올랐다고 말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고공 행진을 거듭하는 미국 소비자물가가 1982년 이래 최대 폭등을 기록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전년 대비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1982년 이래 최대인 6.8%를 기록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앞서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6.2% 올라 1991년 이래 최대 상승을 보인 바 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10월이 0.9%, 11월이 0.8%다.
미국 노동부는 경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소비자물가가 이처럼 급하게 치솟았다고 밝혔다. 휘발유 값이 6.1% 상승한 에너지, 식품, 중고차, 전자제품, 가구, 렌터카 등 여러 품목 가격이 급하게 올랐다. 의료 서비스와 주택 임대료도 많이 올랐다.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저금리가 39년 만의 최대폭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노동력 부족이 임금 상승을 부추긴 것도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1월 실업률은 21개월 만에 가장 낮은 4.2%였다.
물가 상승률이 더욱 가팔라짐에 따라 조 바이든 행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고민도 깊어지고 대응 노력에도 더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채권 매입 축소(테이퍼링)를 가속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가 상승에 맞서기 위해 중국이나 한국 등과 공조해 전략 비축유 방출에 나서기도 했다.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가격은 최근 들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오미크론 변이 발생으로 인한 수요 축소 전망도 있다. 하지만 추위가 심해진다면 에너지 가격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