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다이먼 제이피모건 최고경영자.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투자은행 제이피모건의 최고경영자가 “우리가 중국공산당보다 오래갈 것”이라고 말했다가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거듭 사과했다.
제이미 다이먼 제이피모건 최고경영자는 23일 보스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최근 홍콩에 다녀왔는데, 중국공산당이 100돌을 자축한다는데 우리도 그렇다고 농담을 했다. 우리가 더 오래간다는 데 내기를 걸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 어쨌든 그들이 이런 말을 듣고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과 입장을 밝혔다. 그는 24일 “후회하고 있으며,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었다. 난 우리 회사의 힘과 오랜 역사를 강조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몇 시간 뒤에도 “나라든, 지도부든, 사회의 어떤 부분이든, 문화든 어떤 그룹의 사람들을 폄하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그래서 최근 발언을 후회한다”고 했다. 또 “그렇게 말한 것은 지금 어느 때보다 사회에서 필요한 건설적이고 사려 깊은 대화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라고 재차 사과했다.
다이먼 최고경영자가 거듭 고개를 숙인 것은 자기 발언이 제이피모건의 중국 사업에 끼칠 파장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주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월스트리트 최고경영자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영토인 홍콩을 방문했다. <블룸버그>는 이 발언이 중국공산당이나 중국인들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제이피모건의 대외 담당 부서와 중국 사무소가 곧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제이피모건은 다이먼 최고경영자가 “다른 나라와 그 지도부에 대해 경솔하고 무례하게 말하면 안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그는 중국과 중국인들은 매우 총명하고 사려 깊다는 점을 분명히 말했다”고 했다.
제이피모건은 중국공산당이 창당한 1921년부터 중국에서 영업을 했다. 중국 사업 확장은 큰 기회라고 말해온 이 은행은 올해 중국에서 지분 100%를 소유한 투자은행 설립을 허가받았다. 이는 외국 은행의 중국 내 영업에서 획기적 조처로 평가받았다. 제이피모건은 중국에서 자산 관리 합작법인도 운영하고 있다.
서구 기업이나 유명인이 중국이나 중국공산당을 비판하거나 인권 문제를 거론해 중국 정부와 중국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는 사례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2019년에는 스위스 은행 유비에스(UBS)가 소속 이코노미스트가 중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뒤 중국 정부가 간여하는 거래에서 배제당했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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