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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백인민족주의 난동사건 300억 배상 판결

등록 2021-11-24 15:42수정 2021-11-24 15:45

2017년 샬러츠빌 사건 집회 주도자 등
반대 집회 부상자 9명에게 배상 판결
“혐오 기반 폭력 용납 않는다 메시지”
미국 백인민족주의 지도자 리처드 스펜서가 2017년 8월 샬러츠빌 집회 현장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백인민족주의 지도자 리처드 스펜서가 2017년 8월 샬러츠빌 집회 현장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17년 8월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백인민족주의 난동과 관련해 집회 주도자들이 피해자들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포함해 2600만달러(약 309억원)를 배상하라는 평결이 내려졌다.

샬러츠빌 연방지법 배심원단은 23일 피해자 9명이 집회 주최자 등 12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피고들이 폭력 집회 개최를 공모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책임이 있다며 이렇게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반대 집회 참가자를 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한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제임스 필즈에게 가장 많은 1200만달러 배상을 결정했다. 리처드 스펜서, 제이슨 케슬러, 크리스토퍼 캔트웰 등 백인민족주의 및 신나치 운동 지도자들도 피해자들에게 각각 50만달러를, 집회를 주도한 5개 단체도 각각 10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백인민족주의자 난동은 당시 샬러츠빌 중심가에 있던 남북전쟁 때의 남부연합 총사령관 로버트 리의 동상 철거 반대가 계기였다. 미국 각지의 백인민족주의 지도자들은 ‘우파 단결’을 구호로 추종자들에게 집결을 촉구했고, 당일 수백명이 난동을 부리다 반대 집회를 하는 이들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필즈가 헤서 헤이어(당시 32)를 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했다. 이때 뇌진탕이나 골절상 등을 입은 피해자들이 소송을 냈다.

배심원단은 백인민족주의 지도자들과 단체들이 인종주의적 동기로 폭력 집회를 공모했다고 인정했다. 스펜서와 케슬러 등이 몇달 전부터 서로 연락하며 “폭력적인 여름이 될 것”, “이건 전쟁”이라며 폭력 집회를 모의한 과정이 드러났다. 백인민족주의에 호소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한 해에 발생한 이 사건은 인터넷에 둥지를 틀고 있던 인종주의 집단이 본격적으로 실력을 과시한 사례다.

피고들은 법정에서도 히틀러에 대한 존경과 흑인에 대한 경멸을 표현하고, 팟캐스트와 우파 라디오로 ‘법정 투쟁’을 선전했다. 증인으로 나온 피해자를 위협하기도 했다. ‘대안 우파’(alt-right)라는 표현을 만들어낸 대표적 백인민족주의 지도자 스펜서는 “부끄럽다”며 일부 반성의 빛을 보이기도 했다. 피고 쪽은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를 들어 면책을 주장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피해자들을 대리한 로버타 캐플런 변호사가 평결에 대해 “인종적, 종교적 혐오에 기반한 폭력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피고 쪽은 배상액이 지나치다며 항소하겠다고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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