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 보스턴에서 한 보수단체가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보스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병원에서만 지난해 1만명 이상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 의료 전문 매체 <카이저 헬스 뉴스> 보도를 보면,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 있는 블레이크병원에서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 환자가 1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 매체가 입원 이후 감염된 환자들에 대한 연방정부와 주정부 기록을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이 병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집계가 주로 65살 이상자 및 플로리다주와 캘리포니아주 출신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이 병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의 약 21%가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질병이 사인인 메디케어(65살 이상 의료보험) 대상자 사망률이 약 8%인 것과 대조된다.
일부 직원들은 병원이 전파 방지 노력에 소극적이었던 게 바이러스의 폭발적 확산으로 이어졌다고 <카이저 헬스 뉴스>에 말했다. 한 간호사는 지난해 바이러스를 공기중에 퍼뜨릴 수 있다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경고한 치료법 사용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해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러스 확진자로 판명되기 전에는 병원에서 N95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사들이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직원들을 계속 일하게 한다는 이유로 직원들이 시위를 했다. 직원들은 “잠재적 코로나19 확진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노동부 산업안전보건국에 제소하기도 했다.
이번 집계와 직원들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블레이크병원 대변인은 “우리 병원은 백신 접종을 강력히 장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질병통제예방센터의 환자 보호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4~9월 미국 코로나 바이러스 입원 환자들의 1.7%는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병원 38곳은 65살 이상자의 병원 내 감염 비율이 5% 이상이었다. 최근 미국 정부와 의료기관들은 병원 종사자들의 백신 접종률 끌어올리기에 집중하지만 일부 직원들이 따르지 않으면서 인력 부족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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