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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죽었다던 케네디 아들 돌아온다”…‘Q의 예언’에 수백명 운집

등록 2021-11-04 10:38수정 2021-11-04 13:00

1963년 케네디 총격 암살 장소에서
큐아넌 예언 믿고 왔다가 허탕
“트럼프의 부통령 될 것” 주장
비행기 추락으로 숨지기 1년 전인 1998년 백악관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위해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하는 존 F. 케네디 주니어 부부. AFP 연합뉴스
비행기 추락으로 숨지기 1년 전인 1998년 백악관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위해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하는 존 F. 케네디 주니어 부부. AFP 연합뉴스
지난 2일 낮,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댈러스 중심부 광장에서는 수백명이 서거나 잔디밭에 앉아 한쪽 방향을 우두커니 바라봤다. 12시29분에 누군가 나타난다는 말에 모인 사람들이었지만 그는 오지 않았다. 일부는 실망해서 발길을 돌렸고, 일부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1시간을 더 기다리기도 했다.

이들이 기다린 사람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들 케네디 주니어였다. 오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1999년에 아내와 함께 경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댈러스 모닝 뉴스>는 대표적 음모론 집단인 큐아넌의 추종자들이 케네디 전 대통령 아들의 등장을 기다렸다가 이처럼 허탕을 쳤다고 보도했다. 큐아넌이 인터넷 포스팅으로 케네디 주니어가 58년 전 자신의 아버지가 총격으로 숨진 장소에 등장할 것이라고 ‘예언’한 게 발단이었다. 예고된 시각은 케네디 전 대통령이 총격을 당한 그 시각이었다. 케네디 주니어가 사실은 사망한 게 아니라 은거하고 있다는 음모론에 바탕을 둔 예언이었다.

이를 믿고 달려온 이들 중에는 ‘트럼프-케네디 2024’라는 글자를 새긴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도 있었다. 민주당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권 도전에 함께한다는 엉뚱한 메시지도 큐아넌의 예언에 따른 것이었다. 큐아넌은 케네디 주니어가 2024년에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나서 트럼프의 재집권을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

큐아넌은 미국 정보기관 직원 출신으로 큐(Q) 등급 기밀 접근권을 지녔다고 주장하는 이가 인터넷에 퍼뜨리는 음모론을 추종하는 집단이다. 민주당 엘리트들을 비롯해 사탄을 숭배하는 소아성애 집단이 미국을 지배한다는 게 이들이 믿는 대표적 음모론이다. 이들 중 일부는 케네디 주니어가 가명을 쓰며 피츠버그에서 금융업 매니저로 일한다고 주장한다. 큐아넌의 창시자 ‘큐’가 바로 케네디 주니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큐아넌은 극우 성향의 황당한 음모론 추종자들로 치부돼왔지만 올해 1월 의사당 난입 사건으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큐아넌 추종자들은 트럼프의 선동에 따라 ‘Q’자를 쓴 옷을 입고 의사당으로 쳐들어갔다.

<댈러스 모닝 뉴스>는 이번에 비록 케네디 주니어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현장에 나온 일부 큐아넌 추종자들은 그가 살아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언젠가 등장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하고 귀가했다고 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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