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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해외 정보원 수십명 손실”…CIA, 세계 지부에 경고 전문

등록 2021-10-06 10:28수정 2021-10-06 14:58

체포·처형·투항 등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
이중스파이에 의한 방첩망 붕괴 위험 강조
중국·러시아 정보기관은 색출 기술 발전
미국 워싱턴 근교에 있는 중앙정보국(CIA) 청사. 출처: 위키피디아
미국 워싱턴 근교에 있는 중앙정보국(CIA) 청사. 출처: 위키피디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해외 정보원들이 처형 또는 체포당하거나 투항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하는 비밀 전문을 해외 지부들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뉴욕 타임스> 보도를 보면, 중앙정보국은 지난주 해외 지부들과 기지들에 보낸 전문에서 현지 정보원 손실 문제가 심각하다며 대책 마련과 경각심을 촉구했다. 중앙정보국 방첩센터는 이 전문에서 지난 몇년간 해외 정보원이 처형되거나, 체포되거나, 또는 투항한 사례가 수십 건이라고 밝혔다.

전문은 첩보 활동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현지 정보원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중국, 이란, 파키스탄 등의 정보기관들이 미국 정보기관의 정보원들을 파악하려고 기를 쓰고 있으며, 발각된 이들은 처형 등의 처벌을 받는다. 이들을 압박해 이중간첩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특히 파키스탄 정보부는 중앙정보국 정보원을 포섭해 미국 쪽에 역정보를 흘리는 데 탁월한 능력이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문은 확실한 정보원 확보가 매우 어려운 과제인데도 요원들이 약점을 노출해왔다고 지적했다. 첩보 활동 기술이 부족하거나, 정보 출처를 지나치게 신뢰하거나, 상대 정보기관을 얕보거나, 방첩 문제와 관련한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정보원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정보원들을 물색해 선발하고 훈련시키는 요원들은 새 정보원 발굴에 대해 승진 등의 보상을 받는데, 이들은 이런 정보원들이 이중스파이일 가능성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는 게 전직 요원들 설명이라고 전했다. 중앙정보국 전문은 정보원을 발굴하는 요원들은 잠재적 정보원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상대 정보기관의 추적을 회피하기 위해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방첩 문제에 소홀하다는 지적은 이중스파이가 침투할 경우 스파이망이 노출되고 첩보 활동이 상대에 역이용당하는 등 치명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전문은 이런 차원에서 “보안보다 임무를 앞세우는”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정보국은 최근 상대국 정보기관들이 생체 정보, 안면 인식, 인공지능, 해킹 기술로 중앙정보국 요원들을 감시해 협조자들을 색출하는 능력을 발전시켰다고 했다. 비밀 통신 시스템이 뚫리는 바람에 중국과 이란에서 중앙정보국 정보원들이 체포당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빠진 지난 20년간 중앙정보국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에서 테러 관련 활동에 매진했지만 이제 중국과 러시아라는 적대국에 대한 첩보 활동이 다시 중심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정보원 손실과 이중스파이 문제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미국인 요원들의 배신 사례들도 중앙정보국이 방첩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으로 볼 수 있다. 2018년에는 정보원 20여명이 중국 당국에 적발돼 그 중 일부가 처형된 사건과 관련해 중국계인 전 중앙정보국 요원이 기소돼 징역 19년을 선고받았다. 중앙정보국은 올해 1월 전직 요원들에게 외국 정부를 위해 일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서한을 보냈다.

중앙정보국은 방첩 문제가 심각해진 배경에는 요원들이 중앙정보국의 전통적 우위를 신봉하면서 상대국 정보기관의 능력을 저평가해온 것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보원을 훈련시키고 외국 정부에 침투시키는 것은 테러 조직을 상대하는 것과 다른데 다수 요원들이 세계 최강 조직이라는 자만에 빠져 경계를 게을리한다는 지적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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