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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신경가스 경보로 ‘십년 감수한’ 미국

등록 2006-02-09 19:34수정 2006-02-09 22:14

워싱턴 상원 건물서 신경가스 경보 테러 의심
경찰, 청소 용제서 새어나온 가스로 추정
빈 라덴 ‘위협‘ 겹쳐 200여명 대피 큰 소동
9·11 테러 이후 테러 관련 정보에 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에서 또다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미국 워싱턴의 상원 부속 건물에서 8일 저녁 신경가스로 의심되는 물질을 검출했다는 경보가 울려 12명의 상원의원과 200여명의 직원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들은 건너편 유니언역 지하주차장에서 세 시간 넘게 격리됐다 풀려났다. 경보를 울리게 한 물질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청소용 용제가 종종 잘못된 경보를 울리게 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경찰 말을 따 보도했다.

이날 경보는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 워싱턴 정부 건물과 뉴욕 언론사 등에 탄저균 우편물이 배달됐던 사태를 연상시키며 의사당 일대를 삽시간에 공포에 빠뜨렸다. 마침 지난달 19일 ‘미국을 겨냥한 새로운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경고한 오사마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가 공개된 것도 혼란을 부추겼다.

이날 소동은 오후 6시30분께 상원의원 사무실이 있는 러셀빌딩에서 가스감지기가 신경가스로 의심되는 물질을 검출했다는 경보를 울리면서 시작됐다. 경보가 울리자 의사당 일대가 모두 통제되고, 러셀빌딩에 있던 200여명은 건너편 유니언역 지하주차장에 수용됐다. 척 헤이글 상원의원 등 12여명의 상원의원도 꼼짝없이 지하주차장에 갇혔다.

경찰은 방독면을 착용한 독가스 처리반을 들여보내고, 신경가스 감염자를 해독하기 위한 응급실을 설치하는 등 바삐 움직였다. <시엔엔>을 비롯한 미국 방송들도 일제히 긴급뉴스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2001년 탄저균 우편물 배달사건을 언급하며 알카에다의 테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경찰이 현장에서 수거한 문제의 물질에 대한 첫 검사에서 신경가스 양성반응이 나오면서 소동은 더 커졌다. 그러나 두번째 검사에선 음성반응이 나타났다. 경찰은 이후 적어도 두 차례에 걸친 추가 정밀검사를 통해 신경가스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지하주차장에 갇혀 있던 이들은 밤 9시40분께 모두 풀려났다. 경찰 관계자는 “격리된 이들 가운데 콧물이나 눈물이 흐르는 신경가스 중독 증세를 보인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무엇이 경보를 일으켰는지 확인하지 못했으나, 종종 청소용 용제가 경보를 일으키곤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에선 이런 대피 소동이 적지 않게 발생해 미국의 테러 공포증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2004년의 경우 오작동 경보가 하루에도 많게는 10번까지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대피령이 해제되자 빌 프리스트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테러가 아닌 것으로 판명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소동의 현장인 러셀빌딩은 1939년 제작된 헐리우드 영화 <스미스 워싱턴에 가다>의 무대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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