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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채용정보 ‘분식'하는 기업, 90년생엔 ‘필패'한다”

등록 2019-03-24 14:59수정 2019-03-24 20:02

<90년생이 온다> 저자 임홍택씨 인터뷰
CJ 신입사원 교육 등 90년대생 관찰기
“기업, 채용때 좋은 점만 포장하니
입사뒤 온도 차… 실망감 커져” 지적
‘껍데기’만 바꾸는 기업문화 개선 대신
“성장·참여의 기회 주자” 제안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 CJ제일제당 브랜드매니저를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현소은 기자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 CJ제일제당 브랜드매니저를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현소은 기자
본격적인 공개채용의 계절에 접어들면서, 각종 취업포털에도 채용공고가 어지럽게 떠오른다. 기업들은 스스로 ‘일류’를 추구하며, ‘젊은 심장’을 가진 ‘혁신 인재’를 찾는다고 소개하지만, 구직자와 ‘궁합 맞추기’에 성공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수십~수백 대 1의 경쟁을 뚫은 대졸 신입사원 4명 중 1명(27.7%)은 1년 안에 회사를 떠난다(2016년 한국경영자총협회).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 한 카페에서 만난 임홍택(36·사진) 씨제이(CJ)제일제당 브랜드매니저는 이런 상황에 기업 책임이 크다고 봤다. 기업이 내세운 ‘인재상’, ‘기업상’과 실제 노동환경, 기업문화 간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임씨는 ‘무늬만 요란한’ 채용공고를 ‘분식회계’(기업 실적을 좋게 보이게 하려고 장부를 조작)와 같다고 꼬집었다. “좋은 점만 보여주려 하잖아요. 구직자에게는 단점을 물어보면서, 기업의 장·단점은 솔직히 밝히지 않죠. 기업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실망하면 떠나기도 하는 ‘90년대생’에겐 통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임씨는 지난해 말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펴냈다. 2012년 그룹 인재개발원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맡아 사회에 첫발을 디딘 1990년대생을 처음 만나고, 이후 소비자팀에서 1990년대생이 주된 소비자로 떠오른 트렌드를 탐구한 경험을 녹였다. 함께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로 분류되는 1980년대생에 비해 외동이 많고 ‘탕진잼’(탕진 재미)과 같이 자신에게 무게중심을 둔 소비성향이 뚜렷한 점 등이 이들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당수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첫 단추’를 잘못 꿰고 있다고 임씨는 진단했다. 먼저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은 ‘기본’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구직자도 기업을 평가하는 시대예요. 직무 설명도 제대로 못 하면서 인재가 알아서 올 거라고 기대하면, 게으른 거죠.” ‘껍데기’만 바꾸는 채용 방식 변화에도 회의감을 내비쳤다. 지원서를 인공지능(AI)이 보느냐, 사람이 보느냐 하는 것보다는 ‘신변잡기’가 아닌 ‘역량’에 집중하는 심층적인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임씨는 ‘껍데기’에 집중하면 직원 관리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2010년대 중반까지 진행된 ‘워라밸’(일상과 일의 균형) 캠페인이 “처참히 실패”했다고 봤다. “우스갯소리로 ‘플레이스테이션 있는 스타트업은 거의 다 망했다’는 말도 있어요. 놀고 싶어서 회사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90년대생은 회사에서 배우고 성장하고 싶어합니다.” 일방적 ‘참견’보다는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적절히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임씨는 자신의 접근이 기업의 다양한 맥락을 거세하거나 취업준비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도외시한 ‘일반론’이 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상품 개발할 때 소비자 취향을 분석하고 피드백을 받는 것처럼, 채용도 마찬가지”라며 ‘공개제안’을 했다. “퇴사하면 ‘배신자’ 낙인 찍잖아요. ‘망하기’를 바라고요. 대부분은 잘삽니다. 차라리 퇴사 직원의 행보를 추적하면 어떨까요? 사례가 쌓일수록 기업이 채용과 직원 관리에서 개선할 점이 명확해지겠죠.”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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