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34에...사회생활 6년 동안 깨달은 바가 있어 하던 일 다 때려 치우고 공무원 한번 되어보겠다고 달려든 지 어언 2년... 지방에서 공부하는 것보단 공무원의 메카라 불리는 노량진으로 가서 공부하는 게 시간절약에 득이 될 것이란 선배(?) 공무원들의 귀뜸에 과감히 밤짐을 싸서 올라온 후 벌써 두번째 겨울을 맞이한다.
법학 비전공자라도 7급 국가직 정도는 1년이면 될 것이란 선배 공무원들의 말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거짓이란 걸 알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노량진 귀신들이라 불리는 3년 이상의 장기 공시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런 말들을 하곤 한다.
"법학 비전공자들이 7급 국가직 하려면 기본만 잡는 데에 2년은 소요되고 9급도 1년은 의무적"이라는 의견을 쏟아낸다(본 내용은 IMF 이후의 상황을 기준으로 한다).
내 주변에서는 1년만에 7급하고, 6개월만에 9급 했던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하면 그들은 곧바로 이런 말들을 토해낸다.
"그들이 천재일 리는 없고(천재였으면 누가 공무원 시험을 보겠나? 의사나 공,이학박사 해먹지.), 단지 거짓말쟁이 아니면 정신병자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 짧은 시간에 7급, 9급을 할 정도면 사시나 행시, 외시를 봐야 옳다"는 것이다. 이미 고시학원가의 강사들이나 현직 법학 교수들 사이에서도 공무원 시험과 국가 고시의 벽은 허물어졌다는 의견이 대부분이고 이는 실제로 법학 비전공자들이나 전공자들 간의 학력상 괴리도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음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면 왜 공무원 시험이 이렇게 어려워진 것일까? 당연히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서일 것이다...왜 변별력이 높아져야 할까? 30대1도 잘 넘지 않는 사시에 비해 국가직 7급은 300대 1을 어렵지 않게 넘나든다는 사실때문이라면 이해가 될까? 9급 또한 이에 못지않다. 이처럼 공무원이란 직업의 인기가 매우 높아지면서 이를 쫒아 도전하는 수험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가운데, 사회 문제로서 잠재되어 보이지 않던 사실 두 개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예기하고 있다. 첫째는 젊은 노동력의 상실이다. 일본에서는 NEET족이 사회 문제로 등장했었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처지를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들지 않고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놓고 다닌다. 하지만 여기 노량진이나 신림동 고시촌에서의 젊은이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듯하면서도 거의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 속에서 묻혀 살면서, 거기서 헤어나오려는 생각보다는 당장은 쪽팔리지 않으니까 올해도 경기 좋아질 때까지 버틴다는 배짱으로 스스로 위로하면서 그 상황에 만족하고 만다. 한 예로 지방에서 취직하라는 부모님들의 등쌀에 떠밀려 서울로 올라와 고시원 방 하나를 월 36만원에 얻어서 2년째 생활하고 있는 27살의 김모 군을 들고 싶다. 그는 학원 종합반을 끊었으나 2주도 채 못 채우고 펜을 놓은 후 지금은 고시원 책상 위에 최신형 컴퓨터를 설치해두고 리니지에 미쳐있다. 방문 잠궈 두고 24시간 동안 컴퓨터 게임을 해도 잔소리 할 사람이나 터치할 사람이 없어 완전 무방비 상태가 된다. 컴은 유상대여가 가능하다. 또 한 예로 28세의 이모 군의 경우, 학원은 부지런히 다니는 것 같으나 거의 매 시간 졸고, 고시원에 돌아와서는 복습은 커녕 저녁마다 여기저기 친구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건수를 만들고선 노는 일에 몰두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여자친구와의 동거를 목적으로 여기 고시촌을 들어왔나 싶을 정도로 느껴지는 박모 군도 있다. 위에서 예로 열거한 김, 이, 박...은 그러한 경우가 많은 순으로 비율상 성씨순으로 예를 든 것이다. 정 믿음이 가지 않으면 신림동이나 노량진 고시원의 현관문이나 안내문을 보아라. 반드시 ‘인터넷무료’라는 문구가 꼭 있다. 나도 공부를 하지만 공부하는 데엔 인터넷이 아주 큰 적이다. 그리고 주변엔 술집, 오락실, 피시방, 노래방 심지어 마사지(?)방도 있다. 또한 고시촌에 원룸이 생각보다 많다. 오히려 공부하는 고시원보다도 많다고 한다. 두번째 문제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하는 젊은이들의 자기정당화 수단으로써 국가관의 상실이다. 적어도 공무원이 되겠다는 사람은 민간 기업의 많은 보수를 포기하고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을 갖고 입문하는 것이 원칙인 듯 하나, 필자의 뜻과도 틀리지 않는 이유(즉 안정된 직장, 보장된 노후)가 많은 젊은이들을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게끔 한다. 이러는 가운데 상기한 경쟁률 속에서 1~2점은 당락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이고 이를 다년간 극복하지 못한 장수생들은 자기 정당화의 논리로 국가유공자들의 가산점을 들고 나온다. 국가유공자들이 10% 가산점을 먹고 들어오기 때문에 자신들이 합격을 못 한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기에 역부족을 느끼는 젊은이들이 들고 나온 카드 치고는 매우 유치해보이나 우리 정부는 끝내 그들의 손을 들어주었고 이에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공직 공채시 국가유공자 등은 총 공채인원의 30% 이상 채용금지라는 법안을 확정 공포하기에 이르렀다(엄밀히 말하면 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마련될 법안이 아니라 유공자 예우 ‘제한법’에 따로 마련되어야 할 법안이라고 생각된다.). 이 법안이 국회 통과와 공포를 거치자 노량진과 신림동에서는 일대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유공자 가산점을 가지고 공부를 하던 학생들의 모습은 이전에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법안이 통과된 후에도 역시 그 축제 분위기 속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월 100만원도 안 되는 원호 지원금으로는 가족들의 생활비도 부족할 판에 서울까지 와서 고시원비와 학원비, 식비, 교통비를 댈 수 없다. 전술했다시피 법학 비전공자가 7급, 9급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2년, 1년의 시간이 투여된다. 그 시간은 풀타임 공시생들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유공자 가정의 어려운 생활 형편 속에서 과락 없이 평균 75점 이상(10점 더하면 85점 합격선)을 만들어 내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공무원 준비생들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것보다도 요는, 아무리 자신들의 처지가 유리하게 전개되었다고 하지만 국가를 위해 몸을 바친 선열들의 본인 또는 후손에 대한 예우가 축소된 사실에 대해 우려를 하기는 커녕 대환영을 했다는 사실은 그 성질상 미래의 국가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도대체 애국이라고는 붉은악마 가입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이런 젊은이들이 장차 대한민국 국가 공무원이 되었을 때 국가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미래 한국의 위기시 그들이 무슨 생각, 어떤 자세로 대처해 나갈 것인 지를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게끔 한다. 정권의 인기 급락에 대응한 포퓰리즘적 발상 치고는 매우 위험한 발상임엔 틀림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나는 유공자 채용 제한법 이후, 유공자 가산점 때문에 항상 1점차로 떨어졌다며 당해 제도에 대해 가장 불만이 많았던 3년차 친구를 관찰해보았는데. 제한법 적용 후 두 번의 7급 시험을 모두 낙방한 경우를 보고 그 이유를 물었더니 또 1점차로 떨어졌다고 한다. 아마 그는 영원히 1점차로 폐인이 될 것이고 국가 위기시 가장 먼저 배신을 할 것이라 믿는다. 이상의 두 문제는 상호 결부되어 나타난다. 공부를 하지도 않으면서 고시촌에 묻혀 살고 그 생활을 개인 능력 부재에서 기인한 미취업의 도피 상태로 보이기는 싫어 자기 정당화의 수단으로써 공무원 시험 준비를 표방했으나 합격할 리는 만무하다. 따라서 또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국가유공자 가산점을 들먹였고 끝내는 법이 바뀌어주었으나 시험은 될 리 없다. 이제는 더 이상 장수생의 정당화 수단도 바닥나버렸으니 마침내 자포자기의 나락으로 빠져 공식적 폐인 상태를 자인하면서 나이만 먹은 룸펜 예비군으로 전락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분명히 사회에서 지금 나타나고 있고 이에 따라 이슈화되어 개선의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큰 사회적 병폐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또래들이 몰려사는 고시촌에서 미취업의 굴레를 잠시 벗어두기 위해 가정의 지원금으로 어영부영 숨어 살면서 공부는 커녕 어느 누구의 제재도 없이 인터넷과 술, 연애질에 정신이 팔려 인생을 낭비하는 젊은이들이 나중에 나이 제한에 따른 사회진출에 대한 어려움을 실감한다면 그때는 이미 늦었음을 그제서야 느낄 것이고 급기야 자신에 대한 반성보다는 자신이 그렇게 된 이유를 사회 시스템 탓으로 돌리면서 사회에 대한 극도의 반감을 분출하면서 룸펜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왜냐면 그들은 대졸자라는 공통된 특징이 있으나 특별한 능력은 없고 공부엔 더욱 관심이 없으나 고급 직종, 편한 직업, 고액 급여만을 추구하면서 호황이 돌아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현재 모습을 정당화하는 솜씨는 매우 빼어나며, 자신에 대한 반성이라고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것이 그들만의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이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상의 내용은 필자가 현재 신림동 고시원에서 1년여 동안 공시생활하면서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면서 체득한 내용을 적은 것이다. 한치의 거짓이나 가감이 없는 사실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천재일 리는 없고(천재였으면 누가 공무원 시험을 보겠나? 의사나 공,이학박사 해먹지.), 단지 거짓말쟁이 아니면 정신병자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 짧은 시간에 7급, 9급을 할 정도면 사시나 행시, 외시를 봐야 옳다"는 것이다. 이미 고시학원가의 강사들이나 현직 법학 교수들 사이에서도 공무원 시험과 국가 고시의 벽은 허물어졌다는 의견이 대부분이고 이는 실제로 법학 비전공자들이나 전공자들 간의 학력상 괴리도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음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면 왜 공무원 시험이 이렇게 어려워진 것일까? 당연히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서일 것이다...왜 변별력이 높아져야 할까? 30대1도 잘 넘지 않는 사시에 비해 국가직 7급은 300대 1을 어렵지 않게 넘나든다는 사실때문이라면 이해가 될까? 9급 또한 이에 못지않다. 이처럼 공무원이란 직업의 인기가 매우 높아지면서 이를 쫒아 도전하는 수험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가운데, 사회 문제로서 잠재되어 보이지 않던 사실 두 개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예기하고 있다. 첫째는 젊은 노동력의 상실이다. 일본에서는 NEET족이 사회 문제로 등장했었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처지를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들지 않고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놓고 다닌다. 하지만 여기 노량진이나 신림동 고시촌에서의 젊은이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듯하면서도 거의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 속에서 묻혀 살면서, 거기서 헤어나오려는 생각보다는 당장은 쪽팔리지 않으니까 올해도 경기 좋아질 때까지 버틴다는 배짱으로 스스로 위로하면서 그 상황에 만족하고 만다. 한 예로 지방에서 취직하라는 부모님들의 등쌀에 떠밀려 서울로 올라와 고시원 방 하나를 월 36만원에 얻어서 2년째 생활하고 있는 27살의 김모 군을 들고 싶다. 그는 학원 종합반을 끊었으나 2주도 채 못 채우고 펜을 놓은 후 지금은 고시원 책상 위에 최신형 컴퓨터를 설치해두고 리니지에 미쳐있다. 방문 잠궈 두고 24시간 동안 컴퓨터 게임을 해도 잔소리 할 사람이나 터치할 사람이 없어 완전 무방비 상태가 된다. 컴은 유상대여가 가능하다. 또 한 예로 28세의 이모 군의 경우, 학원은 부지런히 다니는 것 같으나 거의 매 시간 졸고, 고시원에 돌아와서는 복습은 커녕 저녁마다 여기저기 친구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건수를 만들고선 노는 일에 몰두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여자친구와의 동거를 목적으로 여기 고시촌을 들어왔나 싶을 정도로 느껴지는 박모 군도 있다. 위에서 예로 열거한 김, 이, 박...은 그러한 경우가 많은 순으로 비율상 성씨순으로 예를 든 것이다. 정 믿음이 가지 않으면 신림동이나 노량진 고시원의 현관문이나 안내문을 보아라. 반드시 ‘인터넷무료’라는 문구가 꼭 있다. 나도 공부를 하지만 공부하는 데엔 인터넷이 아주 큰 적이다. 그리고 주변엔 술집, 오락실, 피시방, 노래방 심지어 마사지(?)방도 있다. 또한 고시촌에 원룸이 생각보다 많다. 오히려 공부하는 고시원보다도 많다고 한다. 두번째 문제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하는 젊은이들의 자기정당화 수단으로써 국가관의 상실이다. 적어도 공무원이 되겠다는 사람은 민간 기업의 많은 보수를 포기하고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을 갖고 입문하는 것이 원칙인 듯 하나, 필자의 뜻과도 틀리지 않는 이유(즉 안정된 직장, 보장된 노후)가 많은 젊은이들을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게끔 한다. 이러는 가운데 상기한 경쟁률 속에서 1~2점은 당락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이고 이를 다년간 극복하지 못한 장수생들은 자기 정당화의 논리로 국가유공자들의 가산점을 들고 나온다. 국가유공자들이 10% 가산점을 먹고 들어오기 때문에 자신들이 합격을 못 한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기에 역부족을 느끼는 젊은이들이 들고 나온 카드 치고는 매우 유치해보이나 우리 정부는 끝내 그들의 손을 들어주었고 이에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공직 공채시 국가유공자 등은 총 공채인원의 30% 이상 채용금지라는 법안을 확정 공포하기에 이르렀다(엄밀히 말하면 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마련될 법안이 아니라 유공자 예우 ‘제한법’에 따로 마련되어야 할 법안이라고 생각된다.). 이 법안이 국회 통과와 공포를 거치자 노량진과 신림동에서는 일대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유공자 가산점을 가지고 공부를 하던 학생들의 모습은 이전에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법안이 통과된 후에도 역시 그 축제 분위기 속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월 100만원도 안 되는 원호 지원금으로는 가족들의 생활비도 부족할 판에 서울까지 와서 고시원비와 학원비, 식비, 교통비를 댈 수 없다. 전술했다시피 법학 비전공자가 7급, 9급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2년, 1년의 시간이 투여된다. 그 시간은 풀타임 공시생들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유공자 가정의 어려운 생활 형편 속에서 과락 없이 평균 75점 이상(10점 더하면 85점 합격선)을 만들어 내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공무원 준비생들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것보다도 요는, 아무리 자신들의 처지가 유리하게 전개되었다고 하지만 국가를 위해 몸을 바친 선열들의 본인 또는 후손에 대한 예우가 축소된 사실에 대해 우려를 하기는 커녕 대환영을 했다는 사실은 그 성질상 미래의 국가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도대체 애국이라고는 붉은악마 가입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이런 젊은이들이 장차 대한민국 국가 공무원이 되었을 때 국가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미래 한국의 위기시 그들이 무슨 생각, 어떤 자세로 대처해 나갈 것인 지를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게끔 한다. 정권의 인기 급락에 대응한 포퓰리즘적 발상 치고는 매우 위험한 발상임엔 틀림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나는 유공자 채용 제한법 이후, 유공자 가산점 때문에 항상 1점차로 떨어졌다며 당해 제도에 대해 가장 불만이 많았던 3년차 친구를 관찰해보았는데. 제한법 적용 후 두 번의 7급 시험을 모두 낙방한 경우를 보고 그 이유를 물었더니 또 1점차로 떨어졌다고 한다. 아마 그는 영원히 1점차로 폐인이 될 것이고 국가 위기시 가장 먼저 배신을 할 것이라 믿는다. 이상의 두 문제는 상호 결부되어 나타난다. 공부를 하지도 않으면서 고시촌에 묻혀 살고 그 생활을 개인 능력 부재에서 기인한 미취업의 도피 상태로 보이기는 싫어 자기 정당화의 수단으로써 공무원 시험 준비를 표방했으나 합격할 리는 만무하다. 따라서 또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국가유공자 가산점을 들먹였고 끝내는 법이 바뀌어주었으나 시험은 될 리 없다. 이제는 더 이상 장수생의 정당화 수단도 바닥나버렸으니 마침내 자포자기의 나락으로 빠져 공식적 폐인 상태를 자인하면서 나이만 먹은 룸펜 예비군으로 전락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분명히 사회에서 지금 나타나고 있고 이에 따라 이슈화되어 개선의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큰 사회적 병폐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또래들이 몰려사는 고시촌에서 미취업의 굴레를 잠시 벗어두기 위해 가정의 지원금으로 어영부영 숨어 살면서 공부는 커녕 어느 누구의 제재도 없이 인터넷과 술, 연애질에 정신이 팔려 인생을 낭비하는 젊은이들이 나중에 나이 제한에 따른 사회진출에 대한 어려움을 실감한다면 그때는 이미 늦었음을 그제서야 느낄 것이고 급기야 자신에 대한 반성보다는 자신이 그렇게 된 이유를 사회 시스템 탓으로 돌리면서 사회에 대한 극도의 반감을 분출하면서 룸펜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왜냐면 그들은 대졸자라는 공통된 특징이 있으나 특별한 능력은 없고 공부엔 더욱 관심이 없으나 고급 직종, 편한 직업, 고액 급여만을 추구하면서 호황이 돌아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현재 모습을 정당화하는 솜씨는 매우 빼어나며, 자신에 대한 반성이라고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것이 그들만의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이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상의 내용은 필자가 현재 신림동 고시원에서 1년여 동안 공시생활하면서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면서 체득한 내용을 적은 것이다. 한치의 거짓이나 가감이 없는 사실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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