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이 달 안에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신경영 20주년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규모는 기본급의 10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삼성 임직원들의 이 달치 급여통장에는 월급을 세번 받는 수준의 금액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18일 삼성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은 1993년 이건희 회장이 했던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임직원의 노고를 격려하는 뜻에서 오는 20일께 기본급 100% 수준의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40여만명에 이르는 삼성 임직원들의 평균 기본급이 250만원 정도 되는 점을 감안할 때, 전체 격려금 규모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임직원들은 다음 주에 ‘목표 인센티브(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도 받는다. 예전에 피아이(PI)로 불리던 이 인센티브는 직원의 성과에 따라 등급을 나눠 지급되는데, 최고 등급을 받을 경우 기본급의 100%가 나온다. 따라서 삼성 직원들은 격려금, 인센티브, 월급까지 연말에 세번이나 월급을 받게 되는 셈이다. 내년 초에는 초과이익분배금(PS)도 지급된다. 목표를 초과한 이익의 20%를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제도인데, 최고로 연봉의 50%까지 받을 수 있다.
삼성 쪽은 신경영 20주년 격려금 지급 사실을 쉬쉬하고 있다.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도 “격려금 지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데 삼성만 ‘돈잔치’를 한다는 비난여론이 나올까봐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혼자 벌었느냐는 비난이 쏟아질까봐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돈 잘 버는 삼성이라도 직원들에게 풀어서 내수 진작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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