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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기술 있나요? 자격증 있나요?
중장년 재취업 ‘7전8기’ 두려워 마세요

등록 2013-10-07 20:05수정 2013-10-08 17:07

40~60대 재취업 성공하려면…

40~50대 신규 이력서 급증
취업 연령장벽 높아 맞춤전략 필요

특별기술 보유 ‘군계일학형’…
날 필요로 하는 회사 찾은 ‘득도형’…
교육받고 자격증 ‘고진감래형’…
지피지기로 ‘100살 시대’ 준비
‘27년간 나름대로 조직생활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왜 나는 그동안 ‘플랜 B’를 수립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이 3명은 학교를 다니고 있고, 집사람은 전업주부로 나만 믿고 있는데…. 아직 쓸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퇴직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퇴직이라는 독잔을 피할 수는 없을까?’

한 직장인이 권고사직 통보를 받은 직후의 심경을 쓴 글이다. 이른바 ‘은퇴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좁고 깊은 틈으로, 빠져나오기 힘들다)’라 불리는 퇴직 뒤 소득공백기에 대한 두려움이 절절하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직장인 118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도 이와 비슷하다. ‘은퇴에 대해 생각하면 어떤 느낌이 드나’라고 질문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79.5%가 ‘두려움, 슬픔, 혹은 인생의 끝 등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고 응답했다. 또 ‘은퇴나 퇴직 뒤에도 일할 생각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86.5%였다.

실제 40~50대가 재취업을 위해 리크루팅 회사에 내는 신규 이력서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7일 집계한 결과를 보면, 50대 이상 구직자가 낸 신규 이력서가 각각 전년도에 견줘 2011년 33.9%, 2012년 27.5% 증가했다. 전체 신규 이력서가 증가하는 추세(12%)를 넘어선다. 40대 신규 이력서 역시 2012년 1만1700건이 들어와, 전년도에 견줘 25.8% 증가했다. 최창호 잡코리아 본부장은 “평균수명은 점점 늘어가는 반면,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정년은 매년 앞당겨지고 있다. 자영업도 포화상태라 뛰어들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럼 다시 취업을 하기 위해선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취업시장의 연령 장벽이 매우 높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많은 노력과 구체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왕년의 나를 잊고 눈높이를 낮춰라’ ‘자존심을 버려라’는 천편일률적인 조언 대신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낸 ‘중장년층의 재취업 성공사례 유형화 연구’ 보고서를 보면,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대략 7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먼저 ‘군계일학형’이다. 군계일학형은 높은 지위의 관리직이나 특별한 기술을 가진 생산직 출신으로, 무난히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다. 다음은 ‘개척자형’으로, 퇴직 전까지 승승장구한 경험에 자신감에 차 있는 경우다. 보고서는 이들이 재취업 시장에서 계속 성공하기 위해선 활기찬 삶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창업 등 과도한 모험에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세번째는 ‘득도형’이다. 이들은 주로 권고사직 통보 또는 자신의 승진 탈락에 불만을 품고, 더 좋은 직장으로 재취업을 시도하지만 거듭 실패했다가 살아난 경우다. 윤성은 연구원은 이들의 성공은 ‘내려놓기’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패를 반복하면서 깨달은 뒤 “내가 들어가고 싶은 회사가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회사를 찾았다”는 것이다.

네번째는 ‘칠전팔기형’, 다섯번째는 ‘심기일전형’이다. 이들 역시 갑작스런 퇴직 탓에 취업시장에 대한 감각이 부족한 상태로 구직을 시작했다. 가정을 부양해야 한다는 조바심 탓에 조급하게 일을 찾지만, 실망만 맛본 사람이 많다. 이때 필요한 것은 닥치는 대로 일을 찾는 게 아니다. 이 두 유형은 자신의 적성이나 경력에 대해 탐색과정을 거치고,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여섯번째는 ‘기사회생형’이다. 재취업에 계속 실패하다가 주위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일자리를 찾은 경우다. 보고서는 이들이 재취업에 성공했더라도 시장환경에 대한 민감성이나 자기계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은 ‘고진감래형’이다. 40대 초반에 실직을 경험하거나, 잦은 경력 단절 탓에 뚜렷한 경력이 없다 보니 임시직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전직지원교육을 받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게 재취업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인다.

윤성은 연구원은 “재취업 과정을 ‘100살 시대’에 대비해 인생 후반전을 설계하는 과정으로 인식하면 실직 충격에서 빨리 벗어날 뿐만 아니라, 취업 하향지원에 대해서도 ‘성공 추구에서 가치 추구의 삶’으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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