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쪽 채용 한파
대기업 취직을 준비하는 젊은이에겐 올해보다 내년 겨울이 더 추울 것 같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좋은일 연구소’가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공기업 제외) 가운데 374곳을 조사해 18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현재까지 내년 대졸공채 채용 진행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기업이 32.1%(120곳)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 같은 조사와 견줘 볼때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은 11.3%p나 증가했다. 내년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국내 주요 대기업의 채용전망 또한 불투명해진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권(46곳) 가운데 24곳(52.2%)이 아직 대졸공채 진행 여부을 결정하지 못했고, 운수업(41.2%)과 유통무역업(39.3%)도 결정을 미룬 상태다. 이번 조사는 각 기업 인사담당자를 상대로 한 전화통화를 통해 진행됐다.
채용여부를 결정한 기업 가운데에서도 정보통신(IT) 기업들 가운데 37.5%(6곳)는 대졸 신입 채용이 아예 없을 것이라 밝혔다. 자동차업종(26.1%)과 기계철강업종(24.1%)도 내년 공채를 건너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반면 올해 상대적으로 업황이 좋았던 전기전자업쪽은 내년 대졸공채를 실시하겠다는 곳이 많았다. 전기전자쪽 회사 34곳 가운데 24곳(70.6%)이 긍정적이었고, 제약업(61.5%)과 유통무역업(57,1%), 석유화학업(56.3%)도 다른 업종에 견줘 대졸공채를 실시하겠다는 곳이 많았다.
전체적인 대기업 채용규모도 줄어들 전망이다. 섬유의류업과 전기전자업만 올해보다 내년 채용규모를 늘려잡고 있을뿐, 대부분 업종에서는 올해보다 줄이겠다고 답했다. 정보통신(-12%)과 제조업(-21.8%), 건설업(-15.7%), 조선중공업(-8.2%) 등이 채용규모를 10% 이상 깎은 계획을 내놨다.
중소기업 역시 내년 채용계획이 불투명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14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 310명에게 내년 채용규모 축소여부를 물었더니 42.3%가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내년 채용 시장이 올해보다 나쁠것이라는 응답도 39.7%에 이르렀다.
이완 기자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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