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들, 남 31살·여 28살 ‘늦은 나이’로 인식
“직무지식·자격증 습득” 등 공백기간 잘 포장해야
“직무지식·자격증 습득” 등 공백기간 잘 포장해야
남성 구직자는 30대 초반, 여성 구직자는 20대 후반쯤 되면 취업 준비가 늦었다며 불안해 하는 경우가 많다. 주요 취업포털 사이트의 상담란에도 진학 등으로 인해 늦은 나이에 취업 준비에 나서려니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공식적으로는 기업들이 연령 제한을 없애는 추세지만, 실제 면접 과정에서 나이가 많은 구직자를 부담스러워하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늦깎이 취업생이라는 점을 지나치게 약점으로 의식할수록 상황은 더욱 불리해질 뿐이라고 조언한다.
■ “나이가 결정적 약점은 아니다” 과연 구직자들이 몇살부터 ‘늦은 나이’라고 생각할까?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인사담당자 363명을 대상으로 ‘신입사원으로는 많다고 생각하는 나이’를 조사한 결과 남성은 평균 31살, 여성은 평균 28살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늦깎이 지원자를 채용하는 것이 다소 꺼려지느냐’는 물음에 ‘그렇다’(60.3%)라는 응답이 절반을 훌쩍 넘겼다. 그 이유로는 ‘상사나 동료 직원들이 불편해할까봐’(57.5%),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아서’(16.9%), ‘조직이나 업무에 대한 불평, 불만이 많을 것 같아서’(11.9%) 등이 꼽혔다. 또 인사담당자 가운데 71.3%는 ‘업무 능력이 비슷하다면 연령이 낮은 지원자를 채용하겠느냐’는 물음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취업 전선에서 ‘늦은 나이’가 결코 뛰어넘을 수 없을 정도로 결정적인 장벽이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규덕 인크루트 대표 컨설턴트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내부적으로 늦깎이 취업생에게 서류 심사 때 감점을 주는 경우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껏해야 100점 만점에 5점가량 정도인 경우가 많아 결정적인 불이익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 유통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올해 채용한 신입사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경우는 36살이었다”며 “결과적으로 큰 변수는 못 된다”고 말했다.
■ 공백 기간을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관건 인사담당자들은 늦깎이 구직자에게 으레 졸업 이후 공백 기간에 무엇을 했는지를 물어본다. 이때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는 게 핵심이다. 오 대표 컨설턴트는 “직무에 대한 지식을 추가적으로 쌓거나 자격증을 땄다거나 하는 이유가 가장 납득할 만한 것”이라며 “같은 기업에 다시 지원할 경우에는 과거 이력서가 쉽게 검색되기 때문에 어학점수가 높아졌다든지, 무언가 개선된 면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통 대기업의 한 인사담당자도 “늦깎이 취업 준비생의 경우에 구직활동을 얼마나 활발히 했느냐보다는 어떤 내용을 준비했느냐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지적했다.
만일 공무원 시험 준비 등으로 실질적인 취업 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사실을 솔직하게 먼저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면접관이 약점을 찔렀을 때 당황하지 말고 솔직하게 인정한 뒤 수험 기간에 어떤 점을 깨달았는지 등을 설명하는 게 정석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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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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